광주 LED업계가 공공기관 LED조명 납품과정에서 ‘이전투구’ 행태를 보여 눈총을 사고 있다.
LED업계는 시장 미개화와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아직도 침체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지역기업 간 투서와 비방전이 난무하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지난 2008년 한국광기술원으로부터 ‘태양조명’ 기술을 이전받은 A사는 지난해 4월 광주시교육청으로부터 15억원 규모 LED태양조명 교체사업을 수주했다. 광주지역 특수학교 2개교와 일반학교 178개교 내 특수학급의 노후 조명기구 2880개를 LED 감성조명 등으로 교체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수주 소식이 알려지면서 매출 1000억원대의 수도권 B사를 비롯해 지역업체 C사와 D사 등이 교육청과 교육부, 조달청, 감사원 등에 수회에 거쳐 민원과 투서를 제기했다.
더욱이 B사는 지난해 말 A사에 대해 노골적으로 ‘수주사업 나눠먹기’를 제안하고, 이를 거부하면 사업이 힘들어 질 것이라는 협박성 발언까지 했다는 전언이다.
A사는 지난 2008년부터 LED 광제어 및 자연광 구현기술을 활용한 스마트조명 개발에 집중했다. 24시간 이동하는 태양의 색온도와 일치하는 조절 기술이 교육현장에 적합하다는 확신에 광기술원의 도움을 받아 기술 신뢰도와 안정성을 한층 강화했다. 수억원의 R&D 예산도 투자했다.
실제 A사는 경북 화동중, 경기 송산고 등 교실조명에 적용, 학습효과와 집중력 향상에 기여했다. 또 학교용 태양조명을 시범설치한 전남고와 광주고에서도 학생들의 집중력 향상 만족도가 높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필드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공공도서관 분야로 영역을 확장했다.
한때 부도 위기까지 몰렸던 A사는 교육현장에서의 호평으로 재기의 발판을 삼으려 했지만, 지역 LED업체간 진흙탕 싸움으로 어려운 처지에 내몰리게 되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광기술원이 개발한 광 관련 우수기술도 채 꽃을 피우기 전에 사그러들 상황에 처했다.
또 LED조명을 제조하는 E사는 지난해 내부 직원간 투서로 대표이사가 교체됐다. 대기업 1차 협력사의 자회사로 출발한 E사는 수년간 R&D와 전문인력 영입에 공을 들여 도약을 노렸지만 사업 초창기부터 회사를 이끌어 온 대표가 부하직원들에 의해 밀려나는 일까지 벌어졌다. 내홍으로 R&D와 해외 마케팅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등주와 LED 가로등을 제조하는 F사는 지자체에 LED조명과 등주 납품 과정에서 특정업체와의 독식문제로 감정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지역 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기업의 경우 기술력과 자본력이 부족하다 보니 당장 손쉬운 공공기관 발주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수주과정에서 잡음과 비방전이 난무하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광기술원 관계자는 “차별화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는 LED조명 기술들이 사업화라는 꽃을 채 피우기도 전에 사그라들어서는 안될 것”이라며 “연구소에서 개발된 R&D역량이 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해 업체간 공정 경쟁을 유도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