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안전예산 우선 배정…페이고 원칙으로 재정건전성 제고

정부가 세월호 참사와 같은 대형 재난 재발 방지를 위해 안전시스템 전반을 개조하고 안전 관련 예산을 우선 배정한다. 페이고(pay-go)원칙을 강화하고 앞으로 3년 동안 유사·중복사업 600개를 통폐합해 재정건전성도 높일 방침이다.

정부는 1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2014 국가재정전략회의’를 개최하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향후 5년 동안의 국가재정 운용전략을 논의했다.

정부는 복지·안전·문화 분야 투자 비중을 확대한다. 특히 안전사회 구축을 위한 통합적 재난대응 시스템 구축·운용 개선, 재난대응 교육·훈련, 새로운 재난 대응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장비 투자, 재난 대응 협업체계 관련 지원을 늘린다.

박 대통령은 이날 “안전 관련 예산을 우선 배정하고 인력을 중점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재정지원 방법 매뉴얼을 빠짐없이 만들어 담당자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며 “예산 우선순위도 피해복구 지원보다 사전예방으로 바꾸고 하드웨어뿐 아니라 교육훈련 등 소프트웨어에도 충분히 투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재정구조 정상화를 위해 페이고원칙을 강화한다. 페이고는 재정지출 사업시 재원확보 대책을 함께 마련하는 재정건전화 방안이다. 정부는 각 부처 신규사업 추진시 해당 연도 예산뿐 아니라 총소요비용 재원조달 방안 제출도 의무화한다. 예산 요구시 형식적으로 해당 부처 지출한도를 준수하더라도 법정지출 등 필수요소를 반영하지 않으면 페널티를 부과할 방침이다.

범정부 차원 민관합동위원회를 신설해 정부3.0 핵심사업을 전면 재기획한다. 국정과제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전자정부 사업 등과 크게 차별화되지 않고 여타 정보화예산과 유기적 연계가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이에따라 범정부 차원 민관합동위원회를 신설해 핵심과제의 정보화전략계획(ISP)을 조속히 수립하고 예산을 재편한다

R&D 사업화율이 저조해 투자 대비 효과가 낮다는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R&D 투자 효율화를 위해 융합연구단을 구성하고, 장비 활용도를 제고하고 사업화 지원 등을 확대한다.

부처간 협업·연계를 강화해 복지 사각지대를 없앤다. 기관간 연계 강화로 초등돌봄교실 종료 후에도 지역아동센터 등을 통해 아이들이 저녁까지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산업단지 용도·업종제한 등 관련 규제를 완화해 민간투자를 활성화한다. 대도시 주변 군 유휴지 매각 활성화를 위해 전면조사를 실시하고 일부지역은 용도변경을 추진한다.

정부는 논의된 내용을 2014~2018년 국가재정 운용계획 수립, 2015년 정부 예산안 편성, 2014년 세법개정안 마련시 반영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재정 사업의 중복 누수를 다잡고 유능한 정부를 만들어야 한다”며 “재정건전성은 국민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로 우리나라가 경제위기를 조속히 극복한 것도 튼튼한 재정 덕분”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