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가전이 문자·음성 대화에 반응하는 ‘커뮤니케이션’ 시대가 정착됐다. 기능명령은 물론 사용자의 개인 감성까지 인식해 대화하는 가족으로 진화하고 있다. 스마트홈 확산과 함께 기능도 강화되는 추세다.
대화 매개체는 크게 전용 앱과 외부 앱으로 나뉜다. 각각 가전사가 배포하는 앱을 이용하거나, 모바일 메신저 등에 가전사가 제휴해 탑재한 기능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전용 앱은 가전과의 뛰어난 호환성, 기능의 차별화라는 장점이 있지만 사용 가능한 운용체계(OS)와 기기가 한정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외부 앱의 경우 범용성은 뛰어나지만 제공 기능이 한정적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전용 앱을 고수하고 있고, LG전자는 전용 앱 방식에서 탈피해 모바일 메신저 ‘라인’ 기반의 ‘홈챗’을 전면에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스마트 가전을 동작시킬 수 있는 안드로이드 앱을 배포하고 있다. 안드로이드 4.0 OS 이상의 스마트폰에서 해당 앱을 설치하면 스마트홈은 물론 스마트 가전을 문자채팅, 음성명령으로 동작시킬 수 있다. 기기가 스스로 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어 가령 냉장고에 내용물이 꽉 차면 “비워주세요”라는 메시지가 전달된다. 현재 스마트홈 통합 앱과 세탁기·냉장고 등의 전용 앱이 제공된다.
LG전자 ‘홈챗’은 라인 메신저가 설치된 스마트폰이면 OS·기기 상관없이 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지난달 에어컨 적용에 이어 냉장고·세탁기·광파오븐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메신저로 채팅하며 기기의 상태를 확인하고 명령을 내릴 수 있으며 요리 레시피 등 관련 부가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기기가 라인 메신저 가입자가 돼 스스로 메시지를 보내는 방식도 추진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홈챗을 기반으로 LG 가전을 묶는 ‘LG 스마트홈’을 구상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커뮤니케이션 가전은 궁극적으로 앱이 필요없는 자연어 음성대화 실현을 지향한다. 일본 샤프는 로봇청소기 ‘프리미엄 코코로보’ 시제품을 내놓고 공개 모집한 시험단을 대상으로 4월부터 테스트 중이다. 음성을 통한 기기 조작은 물론 각종 정보제공, 일상 대화도 가능하다. 로봇의 상태에 따라 기분도 바뀐다. 여성 성우가 녹음한 캐릭터 목소리를 내세워 가족 같은 이미지도 더했다. 모든 것은 샤프의 데이터와 청소기가 무선랜으로 연동되기 때문이다. 샤프는 내달까지 체험 결과를 토대로 제품 개발에 활용할 계획이다.
하지만 대화를 위해 24시간 대기하는 데서 비롯되는 전력소비는 풀어야 할 숙제다. 삼성전자·LG전자가 올해 출시한 스마트 냉장고의 경우 에너지 소비효율등급이 3등급에 불과하다. 비스마트 제품이 1~2등급인데 비해 전력 소비가 많다. 업계 관계자는 “에어컨은 1등급, 세탁기는 1~2등급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냉장고는 외부 디스플레이 등으로 스마트 모델의 전력 소비가 늘었다”며 “적은 전력으로도 24시간 대기할 수 있는 절전 기술 개발이 커뮤니케이션 가전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