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키보청기를 3년 안에 따라잡겠다.”
신동일 포낙보청기 대표는 3년 내 업계 1위가 되겠다고 자신 있게 포부를 밝혔다. 자신감은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라는 기술력과 열정에서 나왔다.
신 대표는 스펙만 놓고 보면 직장생활을 2년씩 두 번 경험하고 만 서른 세살에 CEO가 된 ‘엄친아’다. 그러나 그 자리에 이르기까지 숱한 노력과 시련의 시기가 있었다. 신 대표 전공은 보청기와는 동떨어진 ‘선박해양공학과’다. 대학을 졸업하고 도전한 변리사 시험에서 번번이 낙방하자 그는 아버지 권유로 청각학 대학원에 입학했다.
이후 청각사로 일하면서 그는 “중학생 자녀가 시험기간인데 귀가 좋지 않은 시아버지는 TV를 크게 틀어놓아 며느리와 갈등이 생기는 등 소통의 단절과 갈등 사례를 많이 봤다”며 “보청기가 작지만 훌륭한 의사소통의 기회를 제공해 주고 사람들에게 좋은 의미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직장을 옮겨 한 보청기회사 팀장으로 일하는 도중 회사가 재정난으로 급격히 기울기 시작했다. 그는 회사를 정리하고 나와 보청기 센터를 설립하는 동시에 포낙보청기가 속한 스위스 소노바그룹에 사업계획서를 보냈다. 한국에서 그가 포낙보청기 사업을 해보겠다는 포부와 상세한 계획이 담긴 제안서였다. 2008년 12월 소노바그룹 본사에서 그를 만나기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3일간 열정적인 사업계획 설명 끝에 2009년 1월 소노바에서 한국 지사를 내기로 전격적으로 결정했다.
포낙보청기는 지난달 7일 창립 5주년이 됐다. 초기 인원 8명에서 지금은 40명으로 늘었다. 그는 “갈림길에 있을 때 미련을 버릴 수 있느냐 없느냐로 선택을 해야 한다”며 “미련이 남을 것 같은 쪽을 선택하고 그게 잘 안 됐을 때는 빨리 멈춰 다시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말했다. 도전하지 않으면 기회는 영영 사라진다는 것이다.
신 대표의 목표는 보청기 시장을 키우는 것이다. 그는 “인구의 15%가 난청인구인데 경도난청을 빼면 국내 난청 인원이 약 300만명이지만 보청기 시장은 10만~12만대 수준으로 성장 여력이 충분하다”며 “지난해 홈쇼핑 판매에서 뜨거웠던 반응이 이를 입증한다”고 말했다.
이어 “포낙보청기 평균 성장률이 매년 40%를 넘고 있다”며 “앞으로도 보청기 대중화를 위해 힘쓰겠다”고 전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