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빛에서도 선명하게 볼 수 있는 디스플레이 원천기술이 개발됐다.
김신현 KAIST 생명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은 빛 아래서도 선명하게 볼 수 있어 차세대 광학소재로 주목받는 광결정을 이용해 반도체 소자용 미세패턴 기술을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고 7일 밝혔다.

이 기술개발 결과는 지난해 고인이 된 양승만 KAIST 교수와 공동으로 재료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머터리얼스’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진은 이 광결정 미세패턴 구현에는 오팔 보석의 규칙적인 나노구조를 모방했다.
자외선에 의해 광경화가 일어나는 물질 위에 유리구슬을 오팔보석과 동일한 나노 구조로 배열하고, 이를 고분자 물질 내부로 침투시켰다. 이어 자외선을 미세영역에 선택적으로 노출시킨 다음 나머지 영역을 현상해 내는 광식각 공정을 이용, 광결정을 미세패턴으로 구현했다.
연구진은 오팔의 구조를 모방한 이유에 대해 “본래 오팔은 색소가 없지만 특정 파장의 빛을 반사시키는 성질이 있는 광결정 물질”이라며 “하지만 오팔은 인공제조 효율이 떨어지는데다 형성된 구조의 기계적 안정성이 낮아 상용화에 걸림돌로 작용해 왔다”고 말했다.
오팔은 특정 파장의 빛 반사 성질 때문에 햇빛에서도 선명하게 보이는데다 별도의 광원이 필요없기 때문에 한 번 충전으로 수일 이상 사용도 가능한 장점이 있다.
김신현 교수는 “5~6년 뒤면 전력소모가 매우 낮은 차세대 반사형 컬러 디스플레이 소자를 구성하는 핵심 광학소재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난해 불의의 의료 사고로 고인이 된 양승만 교수에 이 연구결과를 헌정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에서 지원하는 창의적연구진흥사업의 일환으로 KAIST 광자유체집적소자 연구단에서 진행했다.
대전=박희범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