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O BIZ+]정보화 사업에 PMO·감리 도입 놓고 `논란`…융합된 새로운 형태 거론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PMO와 감리 비교

공공과 금융·통신 등 정보화 사업에서 프로젝트관리조직(PMO)과 감리제도 도입을 놓고 공방이 가열됐다. 감리 도입이 의무화돼 있는 공공정보화 사업에 PMO 도입 법적근거가 마련된데 이어 PMO 도입이 활발한 민간정보화 사업에 감리 도입 법적근거 마련도 추진된다. 모두 정보화 사업 품질을 높이자는 취지다.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은 한정된 예산으로 정보화 사업에 PMO와 감리 모두를 도입하는 것은 무리라는 입장이다. PMO와 감리 도입을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PMO와 감리를 도입하는 기관과 기업은 둘 중 하나만 도입해도 괜찮다는 주장이다. 반면에 PMO와 감리사업자는 성격이 전혀 다른 관리체계이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PMO와 감리를 혼합, 정보화 사업을 발주 전부터 사업 완료까지 단계별로 관리·검증하는 새로운 형태도 제시됐다.

◇PMO와 감리 도입, 기관·기업에 부담

작년 7월 본격 시행된 공공정보화 PMO 도입은 여전히 일부 사업에만 적용된다. 지난해 시행 후 발주된 사업은 단 한 건, 올해도 현재까지는 1000억원이 넘는 규모인 4세대 국가관세종합정보망 구축 사업 등 총 6건에 불과하다. 공공정보화 PMO 발주가 부진한 것은 관련 예산이 별도로 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본사업 예산을 쪼개 PMO를 발주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품질 우려로 추진이 쉽지 않다.

정부는 지난해 말 궁여지책으로 PMO를 도입한 공공정보화 사업에 한해 감리를 면제할 수 있도록 전자정부법을 개정했다. PMO를 도입하면 감리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감리 업계는 크게 반발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3자 관점에서 사전에 점검·평가에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감리 취지에 맞지 않다”며 “전자정부서비스 품질도 우려된다”고 말했다.

향후 민간정보화 사업에 감리 도입이 의무화되면 금융·통신회사 등 민간기업도 적지 않게 반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금융·통신회사들은 일정부분 규모가 있는 정보화 사업에는 PMO 도입이 일반화돼 있다. 올해 발주된 공공정보화 PMO 사업도 6건 중 2건은 공금융권인 수협과 우정사업본부가 발주한 것이다. 반면에 감리 도입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이다. PMO사업자가 프로젝트 단계별 관리와 평가를 진행, 품질을 높이는 역할까지 수행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PMO를 주로 수행하는 컨설팅업체들도 반발한다. 감리가 도입되면 예산이 분산돼 오히려 적절한 PMO 수행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컨설팅 업계 관계자는 “공공정보화 사업에서도 PMO와 감리 중 하나만 도입하면 되는 것으로 돼 있는데, 굳이 민간 영역에서 이를 모두 도입하게 하려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PMO·감리 기능 통합, 새로운 형태 제시

PMO와 감리를 놓고 의견이 상충되자 이 둘을 융합한 새로운 형태의 정보화 사업 관리체계가 제시됐다. PMO와 감리의 특성을 합쳐 하나의 사업자가 PMO와 감리를 모두 수행하게 하는 방식이다. 이미 PMO와 감리제도가 각 기본 기능에서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두 제도를 합쳐도 상관이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우선 정보화 사업 관리 관점도 기존 PMO가 발주자 입장에서 사업을 관리했다면 감리업체의 관점인 제3자 관점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통합 사업자가 발주 전부터 사업 단계별, 사업 완료 후까지 지원과 감리를 함께 한다. 별도 거버넌스 체계를 만들어 업무 표준 프로세스를 수립, 이행하도록 하고 이행 여부와 단계별 사후검증 테스트까지 맡는다.

산출물도 기존에 사업관리계획서, 아키텍처정의서 등 PMO 영역과 감리계획서, 감리수행결과서, 시행조치확인보고서 등 감리 영역을 통합한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에 감리와 PMO의 단계별 관리통제와 검증이 모호해 이를 통합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PMO와 감리 통합에 대한 반발도 적지 않다. PMO는 프로젝트 관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감리는 프로젝트 결과물의 품질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근본적으로 다른 사업이라는 주장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제대로 정보화 사업을 완료하기 위해 비용이 들더라도 PMO와 감리를 별도로 도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PMO와 감리 비교 / 자료:업계 종합>


PMO와 감리 비교 / 자료:업계 종합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