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 연내 상장 선언…이재용 부회장 경영권 승계 본격화 관측

삼성SDS가 연내 유가증권시장에 기업공개(IPO)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경영권 승계 등 후계구도 가속화,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한 실탄 마련, 그룹 사업재편 작업의 일환 등 다양한 해석이 쏟아졌다.

8일 삼성SDS는 이사회를 열고 상장을 위한 대표주관회사를 이달 중 선정한 뒤 연내 상장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삼성SDS는 ‘갑작스러운’ 상장 결정에 대해 글로벌 ICT 서비스 기업 도약을 위한 투자자금 마련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투자자금 마련보다 그룹의 경영권 승계를 포함한 지배구조 변화를 가속화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이재용 부회장이 핵심 계열사 지분율을 어떻게 끌어올리느냐가 관건”이라며 “삼성그룹이 지주회사로 전환한 후 지주회사를 분할해 이 부회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이 각각 계열 분리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용 부회장은 이번 상장으로 보유 지분 11.25%에 대한 금액인 1조7000억원을 경영권 승계 자금으로 확보하게 됐다. 각 3.90%를 보유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도 5000억원을 확보하게 된다. 업계는 상장 전까지 삼성SDS의 규모를 추가로 확대해 경영권 승계자금을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DS 측에 따르면 이 회사는 상장 후 확보된 투자자금을 사물인터넷(IoT), 클라우드 등 신기술 개발과 글로벌 인력 확충에 사용할 계획이다.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국내외 전문기업 인수합병(M&A)에도 적극 활용하겠다고 강조했다. 물류와 유통 영역 투자도 강화한다.

상장 후 삼성SDS는 사외이사 선임과 감사위원회를 설치해 경영 투명성을 높일 계획이다. 적극적 투자관계(IR) 활동으로 신인도를 제고하기로 했다.

전동수 삼성SDS 사장은 “상장을 계기로 글로벌 ICT 서비스 선도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통신, 헬스케어, 리테일 등의 솔루션과 서비스 기반으로 해외사업을 적극 전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삼성SDS의 상장 계획 발표에 이날 관계 회사의 주가도 요동쳤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SDS 지분 17.08%를 보유한 삼성물산은 전날보다 4.60% 오른 6만5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물산은 이날 장중 한때 상승폭이 8.3%에 달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가 상승폭이 다소 줄면서 마감했다. 지분 7.88%를 가진 삼성전기는 1.53% 주가가 올라 6만6500원에 마감됐다. 삼성SDS의 최대주주(지분율 22.58%)인 삼성전자는 워낙 시가총액 규모가 큰 탓에 삼성SDS 상장 이슈에도 소폭(0.45%) 오른 135만원에 그쳤다.

삼성SDS가 지분을 보유한 기업 주가 역시 급등했다. 삼성SDS가 최대주주로 지분 47.24%를 가진 크레듀와 지분 9.27%를 보유한 한국정보인증이 나란히 가격제한폭까지 주가가 올랐다. 크레듀는 5만4100원, 한국정보인증은 4850원에 이날 장을 마감했다. 삼성SDS와 유사 업종으로 분류되는 SK C&C도 5% 이상 상승하며 15만500원의 종가를 기록했다.

한편, 삼성SDS의 총 발행주식 수는 7737만7800주(액면가 500원)다. 전날 장외시장 종가(14만9500원) 기준 기업가치는 11조5680억원에 달한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