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Q 800, 박사학위 취득, 발명, 요리, 댄스, 연주까지 못하는 게 없는 역사상 최고의 천재를 다룬 영화 ‘미스터 피바디’가 최근 개봉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천재는 사람이 아닌 ‘개’다.
영화라서 다소 부풀려진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현실에서도 동물들은 결코 멍청하지 않다. 오히려 인간이 동물 중 제일 똑똑하다는 것은 선입견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호주 애들레이드 의과대학 연구팀은 최근 연구를 통해 지구상에 많은 동물들이 각기 다른 지능 형태를 갖고 있으며, 이중 일부는 인간보다 훨씬 뛰어난 지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인간이 그들의 능력을 이해하지 못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코알라는 흉부의 특별한 분비기관이 있어 독특한 후각기관을 통해 자신들만의 환경을 만든다고 설명했다. 인간의 후각과 청각으로는 이를 정확하게 구별하거나 해석하지 못한다. 긴팔원숭이는 20여가지의 다양한 소리를 만들어 의미를 전달한다. 어서 사니오티스 애들레이드 의과대학 박사는 “인류는 동물 세계에서 인간이 가장 뛰어나다고 여겨왔지만, 연구 결과 어떤 동물들은 인간보다 뛰어난 인지력을 지녔다”고 주장했다.
4세 유아와 비슷한 지능을 가진 돌고래에 대한 놀라운 연구결과도 나왔다. 일부 돌고래가 인간의 전유물로 불렸던 도구를 이용한다는 것이 드러났다. 돌고래의 지능지수는 인간 아이큐(IQ)로 측정해보면 70~80 정도로, 4세 유아와 비슷한 수준이다.
스위스 취리히 대학 연구진은 호주 서부 샤크 만(Shark Bay)에서 발견된 남방큰돌고래(Indo-Pacific Bottlenose Dolphin) 무리를 관찰하던 중 한 가지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돌고래 무리 중 일부가 ‘천연해면스펀지’를 부리에 부착한 채 이동했다. 해면스펀지를 사용하면 날카로운 바위로부터 입 주변을 보호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해당 무리 수컷 돌고래의 절반이 태생적으로 해면스펀지를 활용할 줄 알았으며, 암컷의 60%도 열심히 ‘스펀지 활용법’을 배웠다.
미카엘 크루젠 취리히대 진화 생물학자는 “스펀지를 사용하는 돌고래와 그렇지 않은 돌고래의 생체구조가 완전히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며 “돌고래는 도구를 사용해 획기적으로 진화한 인간과 비슷한 습성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까마귀도 3~4세 어린이보다 똑똑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캐임브리지대학 연구팀은 까마귀가 그 어떤 포유동물보다 훨씬 영리하며, 3~4세 어린이도 수행하기 어려운 미션을 처리할 줄 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연구결과 도심에 살고 있는 일부 까마귀는 차의 움직임을 이용해 호두를 깨뜨려 먹는다고 설명했다. 까마귀는 도로에 설치된 신호등을 읽을 줄 알고, 길을 건널 때 신호등을 유심히 살핀다. 까마귀는 차 출발 직전 땅콩이나 호두를 바퀴가 지나갈 곳에 떨어뜨려 딱딱한 호두를 먹는 기지를 발휘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