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고 이후 국내 소비가 뚜렷하게 둔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과거에는 재난사고 발생시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빠르게 해소되는 경향을 보였지만, 세월호 사고는 국민에 미치는 심리적 충격이 보다 크고 광범위 하다는 평가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소비동향’ 자료에서 “공식적인 수치로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최근 여러 가지 상황지표를 감안할 때 국내소비가 뚜렷하게 둔화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자료에 따르면 단체 여행과 공식 행사 취소, 모임 자제, 공연 연기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소비 위축 징후가 나타났다. 문화·레저·관광 등의 부문에서 신용카드 사용액이 줄었고, 유통업체 매출액도 지난해 대비 감소하거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소비 둔화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내수 서비스 업종은 자영업과 소규모 영세사업체가 집중된 부문이라고 설명했다.
LG경제연구원은 일회성 재난사고는 시간이 지나며 부정적 영향이 빠르게 해소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서해 페리호 침몰, 삼풍백화점 붕괴, 대구지하철 참사의 경제적 영향은 비교적 단기에 그쳤다는 평가다. 하지만 세월호 사태는 국민에 미치는 심리적 충격이 과거 다른 재난보다 훨씬 크고 광범위한 것으로 평가했다. 특히 어른의 잘못으로 어린 학생이 희생됐다는 점에서 사회 전체가 무기력과 죄책감을 느끼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소비둔화는 2분기 경제실적에 가시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사회 불안과 자기암시적 심리위축이 장기 고착될 경우 회복 추세를 보였던 경기가 다시 위축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 심리적 위축과 이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가 조기에 안정될 수 있도록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