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가의 후계구도 경쟁 속에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호텔·서비스(레저)·상사를 맡을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당초 건설과 중화학을 이부진 사장이 책임질 것으로 보는 분석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이재용 부회장이 맡게 될 것이라는 예상도 적지 않다.
이부진 사장이 호텔신라를 맡는 것은 확실시된다. 이 사장은 13년 넘게 호텔신라에서 경력을 쌓았으며 수 년째 CEO를 맡고 있다. 또 3남매 중 대표이사 사장을 맡아 경영을 책임지는 유일한 사장이다.
재계에서는 삼성 지배구조의 가장 정점에 있는 삼성에버랜드가 건설과 서비스, 패션사업으로 3분할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부진 사장은 서비스사업을 맡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재용 부회장, 이부진 사장, 이서현 사장 등은 삼성에버랜드의 지분을 모두 보유하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은 25.1%의 지분으로 최대주주고 이부진 사장과 이서현 사장은 각각 8.37%씩을 갖고 있다.
이부진 사장은 삼성에버랜드 경영전략담당 사장으로 재임하며 삼성에버랜드에서 호텔신라사업과 연계된 건설 부문을 맡고 있다. 삼성에버랜드는 신안그룹을 제치고 현재 가장 많은 골프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사장은 삼성에버랜드 골프장 리뉴얼에 적극 참여하는 등 레저사업에 관심을 보여 왔다. 골프장은 호텔과 밀접히 연관돼 삼성의 레저사업의 시너지를 위해 함께 물려받을 가능성이 크다.
경영권 승계의 핵심 포인트로 떠오른 삼성물산은 상사와 건설, 화학 부문이 있다. 이 중 이재용 부회장이 건설과 화학 부문을, 이부진 사장이 상사 부문을 맡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부진 사장은 2010년부터 삼성물산에서 상사 부문 고문을 담당하고 있다. 이 때문에 삼성물산이 이부진 사장에게 갈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이재용 부회장이 사실상 1대 주주인 삼성SDI로 삼성물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면서 삼성물산이 이부진 사장이 아닌 이재용 부회장에게 갈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됐다.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2대 주주라 그룹 지배구조에서 없어선 안 될 회사라는 점도 주장을 뒷받침한다. 이부진 사장은 상사 부문 고문을 맡고 있는 만큼 삼성물산의 상사 부문을 총괄해 호텔신라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게 한다는 관측이다.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는 이건희 회장에게 삼성그룹을 넘겨주면서 다른 형제에게 일부 계열사를 맡겨 나중에 삼성그룹에서 분리하도록 했다. 장손에게 삼성그룹 모태기업의 하나인 제일제당을, 차남에게 제일합섬을, 장녀에게 전주제지(현 한솔제지)를, 막내딸에게 신세계를 떼줬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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