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RPS) 적용을 받는 발전회사가 오는 7월부터 값비싼 우드펠릿을 구입해야 하는 부담이 줄어든다. 열량은 높고 가격은 저렴한 팜 열매 부산물(EFP)로 만든 고형 연료가 정식 수입되기 때문이다.
BC21(대표 유창훈)은 오는 7월부터 말레이시아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팜 열매 부산물로 만든 고형 연료를 들여온다고 12일 밝혔다. 지난 1월 21일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이 확정 공포되면서 팜 열매 껍질이 폐기물 지정에서 제외, 연료용으로 수입이 가능해졌다.
팜 열매에서 오일을 짜고 남은 껍데기를 분쇄해 만든 이 연료는 우드펠릿처럼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석탄과 섞어 땔 수 있다. 팜 열매 씨앗을 연료로 만드는 PKS는 섬유질 성분이 강해 분쇄가 힘들어 일반 화력발전소 연료로 사용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EFP 연료는 팜 오일 성분이 남아 있어 열량이 4300㎉로 저급 석탄 수준의 열량을 갖고 있다. 가격도 우드펠릿의 3분의 2 수준에 불과해 실제 구입비용은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한국남동발전·한국중부발전·한국서부발전·한국남부발전·한국동서발전 발전5사가 구매 예정인 우드펠릿은 총 144만톤으로 올해 수입액만 37000억원에 달한다. 전량 대체할 경우 1200억원이 넘는 외화를 아낄 수 있다.
BC21은 국내 도입을 위해 말레이시아 현지 업체인 아투란과 조인트 벤처인 HTT를 지난해 설립했다. 아투란은 말레이시아 팜 오일 생산 공기업인 리스다(RISDA)와 EFP 연료 공장을 건설 중이며 6월 말 완공 목표다. 리스다의 팜 오일 생산공장 후단에 들어선다. 쓰레기로 배출되는 껍질을 바로 연료로 만들어 원가를 줄였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가 위원장인 혁신위원회로부터 원료 수급 지원 약속도 받았다. 개인사업자가 공장을 운영하는 우드펠릿과 달리 말레이시아 정부가 공급 지원을 보장한 것이다.
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REC) 가중치는 우드펠릿과 동일하게 1.0이다. 게다가 1년 내내 가동하는 석탄화력발전소 연료로 쓰기 때문에 RPS 의무이행량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 유창훈 BC21 사장은 “BC21은 한전 전력연구원, 남동발전 지원으로 일반 석탄화력발전소 혼소시험을 마쳤다”며 “공장이 완공되는 6월 말 이후부터는 월 1만톤 생산이 가능하고, 국내 수요만 보장되면 올 연말에 월 4만톤 생산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