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면적·UHD 호재 타고 TV용 디스플레이 시장 특수…중국내 대면적 LCD 팹 조기 가동 특명

오랫동안 침체됐던 디스플레이 시장이 근래 TV 수요 덕분에 호황을 누리고 있다. 노동절·월드컵 특수에다 대면적·UHD TV 시장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디스플레이 업체들은 최근 중국에 건설 중인 LCD 패널 라인들의 가동 시기를 서두르고 있다. 그동안 시황 악화 탓에 공장 가동에 뜸을 들였지만 회복세인 TV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TV 시장이 상승세를 타면서 중국 내 LCD 패널 신규 공장 가동 속도에도 탄력이 붙었다. LG디스플레이는 당초 오는 9월 예정됐던 광저우 8.5세대(2200×2500㎜) LCD 패널 공장 가동 시기를 한 달 이상 앞당기기로 했다. 중국 최대 LCD 패널 업체인 BOE 역시 충칭 공장의 8.5세대 공장을 늦어도 7월에는 완공하겠다는 목표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앞서 지난해 말 쑤저우 사업장에서 8.5세대 LCD 패널 라인을 가동했다.

이처럼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중국 대면적 LCD 패널 공장 가동을 앞당기려는 것은 노동절·월드컵 특수에 더해 TV 시장에서 평균 면적 증가와 초고화질(UHD) 전환 등 다양한 촉매제가 등장했기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시장을 호황으로 이끄는 가장 큰 동인은 ‘대면적’이다. 최근 TV 평균 크기는 1년에 1인치씩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LCD TV 평균 인치는 37.1인치였으나 올해 1분기에는 38인치로 1인치 가까이 늘었다. 면적 기준으로 5.5%나 커지는 셈이다.

이와 함께 UHD 패널 생산능력이 달리면서 수요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UHD 패널 수요가 급증했지만, 생산능력 확대는 더디게 진행됐다. UHD 패널 수율은 풀HD보다 떨어진다. 업계에서는 15% 정도 수율 차이가 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절대 출하량이 크게 늘어난 것은 아닌데도 디스플레이 시장이 호황으로 평가받는 이유다. TV제조사들은 월드컵 특수까지 고려해 재고를 늘리고 있다. 지난해 날개 없이 추락하던 LCD 패널 가격 하락세가 멈추고 일부 인치에서는 상승세로 반전하고 있다. TV는 32·39·40·42인치, 모니터는 21.5인치와 24·27인치, 14와 15.6인치 노트북PC용 LCD 패널 가격이 오르기 시작했다.

과거 TV 패널 가격이 급락하면서 이익률을 유지할 수 있는 고부가 대형 모니터 패널이나 46인치 이상 대형 TV 패널로 업계가 생산을 전환한 것도 공급부족을 일으키는 요인이다.

이에 따라 디스플레이 업계 2분기 실적은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분기 창립 이후 처음 적자를 냈던 삼성디스플레이의 흑자 전환은 물론이고 LG디스플레이도 수익률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또 고부가 대면적 패널 비중은 급속도로 늘어날 전망이다. 시장조사 업체 NPD디스플레이서치는 매출 기준으로 50인치 이상 TV 패널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해 1분기 26.6%에서 올 4분기 40.4%로 급증할 것으로 예측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시장 등락 사이클이 몇 년 단위로 있었지만 지금은 그 주기가 매우 짧아졌다”며 “UHD와 대면적 수요가 예상보다 빨리 증가하는 것이 시황 회복의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50인치 이상 TV 패널 매출 점유율 (`14. 2Q부터 전망치) / 출처 : NPD디스플레이서치>


50인치 이상 TV 패널 매출 점유율 (`14. 2Q부터 전망치) / 출처 : NPD디스플레이서치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