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골프로 벤처기업 성공신화를 쓴 골프존이 3개 골프장으로부터 저작권 침해 이유로 소송을 당했다. 골프존의 핵심 비즈니스 모델인 골프장 코스와 관련한 소송이어서 패할 경우 큰 타격이 예상된다.
13일 골프업계에 따르면 강형식 인천국제CC 대표, 전태재 대구CC 대표, 류연진 몽베르CC 대표 등 4인은 지난 3월 28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김영찬 골프존 대표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법무법인 에이펙스를 법률 대리인으로 해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이에 맞서 골프존은 김앤장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를 법률 대리인으로 내세웠다. 사건은 민사11부에 배당됐다.
원고들은 골프장 코스를 그대로 가져다 스크린골프에 쓰는 건 저작권 침해라며 1억원의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즉, 각 골프장은 지형과 위치, 입지조건에 따라 독특하게 설계돼 있는데 골프존이 이를 그대로 가져다 사용하는 건 저작권 법 위반이라는 것이다.
박필수 에이펙스 변호사는 “3개 골프장 대표들이 많은 골프장을 대신해 우선 시범케이스로 소송을 제기했다”며 “만일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면 골프존이 사업을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골프존이 매장에 공급하는 스크린골프 기기에는 150여개의 골프장 코스가 들어가 있다. 이중 100여개 골프장이 이번 소송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골프업계는 예측했다.
저작권 침해와 관련해 골프존은 “정당한 계약을 맺고 코스를 스크린골프에 담았다”는 입장이다. 소송 제기에 대해 골프존 소송대리인은 지난 7일 법원에 답변서를 제출했다. 원고와 피고 간 1차 변론은 다음 달 중 열릴 전망이다.
한편 소장에 적시하지 않았지만 골프장들은 상표 도용 문제도 골프존에 제기했다. 이벤트나 인쇄물에 상호를 차용해 판매가 발생하면 로열티를 주듯이 골프장에 상호 사용에 따른 로열티를 줘야 한다는 것이다.
스크린골프시장은 골프존 등 10여개 업체가 시스템을 공급하고 있다. 2012년 6월 기준 전국에 7836개의 스크린골프 연습장이 있는데 이중 61%(4784개)가 골프존 시스템을 사용하는 매장이다.
앞서 골프존은 지난 8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로부터 스크린골프연습장 점주들에게 끼워 팔기와 거래상 지위 남용행위(불이익 제공)로 43억원 과징금과 시정명령, 검찰 고발을 당한 바 있다.
방은주기자 ejb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