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럽, 일본 등 경쟁국 완성차 업체뿐 아니라 부품 업체들도 최근 중국 진출을 더욱 강화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세계 1위 시장인 중국의 신차 판매량이 2013년 2200만대에서 2020년에는 3500만대로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 하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 대부분이 현지 생산 능력을 대폭 확충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품 업체 중에서는 북미계 업체들이 중국 진출에 가장 적극적이다. 최근 1년간 글로벌 부품 업체들의 중국 진출 강화 사례 17건 중 북미계 업체들이 10건으로 전체의 약 60%를 차지하고 있으며, 유럽과 일본계 업체는 각각 3건과 4건이다. GM이 중국 시장 1위 탈환을 목표로 현지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하고 있고, 포드가 판매 급성장세 속에서 현지 생산 차량 출시를 확대하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진출 형태면에서는 현지 생산 확대뿐 아니라 현지 개발까지 강화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진출 강화 사례 17건 중 12건은 현지 생산 확대 사례로 약 70% 비중을 점하고 있고, 나머지 5건은 현지 개발 강화 사례로 약 30%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이 현지 소비자 선호에 맞는 차량을 개발·출시하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에서 저가 신제품을 신속히 개발해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현지 생산 확대 방법은 신공장 건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현지 생산 확대 사례 12건 중 올해 들어와 신공장 건설을 추진하거나 완료한 사례가 9건으로 75%를 점하고 있으나, 기존 공장 생산 품목 확대와 증설 투자 사례는 각각 2건과 1건에 불과하다. 경쟁국 부품 업체들의 신공장 건설에 의한 현지 생산 확대가 가속화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첨단 기술 부품이 상당수 포함돼 있는 점이다. 핵심 부품 중에서는 터보차저, 디젤 연료분사 시스템, 고효율 변속기와 구동 부품, 디젤 배기 시스템 등이 포함돼 있다. 그밖에 전동식 파워스티어링, 팽창식 안전벨트,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커넥티드카 시스템, 에어백, 콤프레서 등도 현지 생산 또는 개발 확대 품목이다. 중국서 생산되는 부품의 고부가가치화가 급가속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이처럼 경쟁국 부품 업체들은 신공장 건설에 의한 현지 생산 능력 확대와 함께 현지 개발 기반도 계속 강화하는 추세다. 게다가 현지 생산 또는 개발 품목도 기존의 저부가가치 제품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전환하여 중국 고가 부품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국내 부품 업체들도 장단기 대응 전략 마련을 서둘러야 할 시점이다.
이성신 비엠알컨설팅 대표, samleesr@gobm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