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IT융합사업을 전사 차원 R&D사업으로 확대하고, 개발된 기술·제품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회장과 본부장급 임원이 참석한 확대간부 회의에서 IT융합을 전사 차원의 차세대 R&D 사업으로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기존 전산실 소속 IT융합사업부와 중앙기술연구원 생산기술연구파트와 합쳐 중앙기술연구원 산하 IT융합연구부문이 새로 만들어졌다.

신설된 IT융합연구부문은 IT융합과 생산IT 2개 연구실에 30여명의 전문인력이 배치되어 있다. IT융합연구실은 조선IT융합 제품·기술 개발 및 상용화를, 생산IT연구실은 제조 공정에 IT를 접목한 조선 신공정 개발 임무를 맡고 있다. 기존 IT융합사업부 인력이 10여명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할 때 인력만 3배가량 늘어난 셈이다.
현대중공업은 IT융합연구부문을 중심으로 국산 디지털레이더시스템 등 IT융합사업 성과물을 상용화하고, 스마트십 2.0과 연계한 차세대 선박통합운항시스템 완성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현대중공업의 이번 조치로 사내 IT융합 추진 조직의 위상이 강화됐다. 기존 전산실이 주도해 온 IT융합사업이 중앙기술연구원으로 이전, R&D 시너지는 물론이고 조선 이외의 전자장비, 엔진, 에너지 등 타 사업으로 확산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10여년 전 ‘선도 조선사의 책임’이라는 명분 아래 조선IT융합 사업을 시작했다. 2008년 ETRI와 스마트십 개발에 착수했고 디지털십야드 구축에도 나섰다. 이듬해에는 사내 조선IT융합혁신센터를 설치해 각종 프로젝트 형태의 IT융합사업을 추진했다. 지난해에는 전산실 내에 IT융합 기술개발과 중소IT기업과의 협력을 전담하는 IT융합사업부를 신설, 운영해왔다.
하지만 현대중공업 IT융합사업과 추진조직은 효용성과 기능, 역할을 놓고 내부적인 문제 제기로 제자리를 못 찾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였다.
이번 현대중공업의 IT융합연구부문 신설은 여러 논란을 잠재우고, 조선IT융합사업과 조직에 새롭고 강력한 추진 동력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지역 중소IT업계는 현대중공업과의 협력과 조선IT융합 부품기술개발 사업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성우 중앙기술연구원 IT융합연구부문 담당 상무는 “기업 혁신의 매개체로서 IT융합의 필요성을 사내 타 사업본부 임원들이 새롭게 인식했다는 점이 중요하다”며 “조선IT융합은 현대중공업 R&D의 중심인 중앙기술연구원에서 혁신 상품 개발과 조선해양산업 고부가가치화를 주도하는 핵심 사업으로 자리 잡게 됐다”고 말했다.
울산=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