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학습’ 대학에서 초등교육까지 확산

디지털 도구를 활용해 온라인 선행학습을 하고, 오프라인에서는 토론 수업을 진행하는 ‘플립드 러닝’ 일명 ‘거꾸로 학습’이 대학에서 초등교육까지 확산되며 대안교육으로 떠올랐다. 이에 발맞춰 정보기술(ICT) 활용 학습방법도 하드웨어 개발이나 보급이 아닌 콘텐츠·서비스 중심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플립드 러닝(Flipped Learning)’은 컴퓨터나 인터넷 등 온라인으로 미리 배울 내용을 알아보고 오프라인에서 그 내용을 토론하고 문제를 푸는 교육방식을 일컫는다. 플립드 러닝은 집합식 오프라인 교육에 동영상이나 멀티미디어 교재를 활용한 온라인 학습을 더하는 ‘블렌디드 러닝(Blended learning)’에 선행학습 개념을 도입한 것이다.

플립드 러닝은 국내에서도 KAIST와 UNIST, 서울대 등에서 시행하고 있다. 초·중등학교에도 스마트교육 기조가 확산되면서 시범학교를 비롯해 민간 교육기업 차원에서도 플립드 러닝을 활용한 서비스가 늘어나는 추세다. 대표적으로 시공교육의 ‘아이스크림 홈런’ 서비스는 초등학생이 태블릿PC로 스스로 공부하려는 과목을 미리 정해 공부하고, 이 과정에서 부족하거나 궁금한 부분은 개인교사에게 온라인으로 물어보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플립드 러닝이 학생 성취도는 물론이고 교사의 효율성을 향상시킨다는 해외 연구결과도 나왔다. 지난해 미국 비영리 교육단체 ‘프로젝트 투모로우’와 ‘플립드 러닝네트워크(FLN)’가 온라인에서 교사, 학부모, 학생, 학교 관계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중·고등학생 약 18만명 중 75%가 긍정적이라고 답변했다. 학교장의 41%도 예비 교사들이 임용 전에 플립드 러닝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전문가들은 플립드 러닝이 성공적으로 확산되려면 스마트교육 정책도 태블릿PC나 전자칠판같은 하드웨어의 개발, 보급 여부에서 벗어나 콘텐츠와 서비스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내다봤다. 해외에서는 온라인 선행학습 과정을 보다 체계화하려는 시도의 일환으로 온라인공개강좌(MOOC) 연구가 활발해지는 것도 주목할 만한 현상이라고 바라봤다.

최형순 시공교육 부사장은 “디지털 도구를 활용한 스마트교육의 1단계가 오프라인 교재를 컴퓨터 저장매체나 온라인으로 옮겨 부교재로 활용하는 것이었다면, 전자칠판이나 교육용 태블릿PC를 개발해 학교에 보급하겠다는 것은 2단계 수준”이라며 “3단계에 해당하는 플립드 러닝은 자기주도형 학습과정을 디지털 도구가 도와주는 것으로 하드웨어 중심에서 벗어난 서비스 및 콘텐츠 개발의 중요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