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산전, 세계 최대 규모 스마트그리드 사업 수주

LS산전이 세계 최대 입찰 규모의 스마트그리드 사업을 수주했다. LS산전은 이라크 전력청(MOE)이 추진하는 국가 스마트그리드 원격검침인프라(AMI) 구축 사업자로 선정됐다고 14일 밝혔다. 계약 금액만 약 536억원으로 이 분야 국제 입찰사업 중 최대 규모다.

지난해 카림 아프탄 MOE 장관이 LS산전 부산사업장에 방문해 구자균 부회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지난해 카림 아프탄 MOE 장관이 LS산전 부산사업장에 방문해 구자균 부회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이번 수주로 이라크 전역 400만호 사업에도 LS산전의 추가 수주가 유력할 전망이다. 이라크 19개 자치구 11만가구를 대상으로 구축되는 이번 사업에서 통신방식 등 LS산전 솔루션이 기준으로 처음 적용되기 때문이다.

LS산전은 입찰에서 이라크 현지 업체를 포함해 렌더스기아, 아이트론 등 다국적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며 사업 수행력과 기술 진보성 등에서 최고 수준의 평가를 받았다. LS산전은 계량정보 운영(MDM)과 전기요금 과금, 고객관리(CRM) 등 선진 스마트그리드 기술이 적용된 AMI 센터 19개를 이라크 전역에 걸쳐 구축한다. 바그다드 등 주요 지역 변전소와 수용가에 스마트미터 11만대를 보급한다. 여기에 전력운영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배전제어센터(DCC)에서 공유하고 이 같은 정보는 중앙제어센터(CCC)가 통합 관리해 전력수요 관리 등 스마트그리드 기능을 수행한다. 사업에는 구축환경에 따라 텍사스인스트루먼츠(TI)의 저속 PLC를 포함해 지그비 등 다양한 무선 방식이 적용된다.

김종한 스마트그리드 사업부장은 “이라크 정부가 장기적으로 국가 전력망에 스마트그리드 도입을 추진하며 400만호 확장 사업을 계획하고 있어 추가 사업 수주도 유력하다”며 “이번 실적으로 바탕으로 유럽 등 국가별 AMI 구축사업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라크 대규모 스마트그리드 구축 사업 수주는 구자균 LS산전 부회장의 적극적인 영업력이 주효했다. LS산전은 이라크 전력사업에서 최근 3년간 약 5000억원 규모의 수출 실적을 쌓으며 과거 60년간 유럽 기업이 독점해온 글로벌 전력시장에 국산 기술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여기엔 구 부회장의 불굴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 구 부회장은 2011년 당시 이라크 정국 불안에도 방탄복까지 착용하며 현지 영업에 직접 나섰다. 비유럽권 기업 처음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만큼 기업 대표로서 어떤 어려움에도 사업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다. 이후 수차례 이라크를 방문하며 자사 기술과 사업성을 알렸고 지난해에는 카림 아프탄 이라크 전력청(MOE) 장관과 아메르 압둘마지드 차관을 잇따라 초청해 자사 사업장은 물론이고 국내 중소대기업 기술로 완성한 제주스마트그리드실증단지를 소개하며 국산기술 알리기에 주력했다.

이 결과 이라크 정부가 추진하는 전력 재건사업에 참여해 33kV급의 70개 변전소 구축사업을 수주했고 지난해에는 배전제어센터(DCC)와 132·33㎸급 가스절연개폐장치(GIS) 이라크 변전소 프로젝트에 이어 올해 AMI 구축사업까지 총 5억달러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전쟁을 치른 이라크 재건사업부터 전력망의 첨단 고도화까지 사실상 국가 전력인프라에 업그레이드를 주도해온 셈이다.

구 부회장의 이 같은 영업 활동은 중소기업 해외시장 동반진출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이번 AMI 사업에 통신 방식의 일부를 제외하고 국내 중소기업 기술이 대거 투입됐다. AMI용 핵심 장치인 모뎀과 통신 솔루션은 누리텔레콤이, 스마트미터 통신·운영 소프트웨어 기술은 다수의 중소기업 기술이 적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 부회장은 “스마트그리드는 절대 한두 기업이 독점할 수 없는 구조”라며 “전력 부품 분야 중소기업과 함께 해외로 진출하는 선단식 수출이 새로운 동반성장 모델”이라고 강조했다.

구 부회장이 LS산전 CEO 취임한 후 최근 3년간 수출신장률이 51%에 달한다. 2011년 2억8393만달러의 수출규모가 지난해에는 5억4926만달러로 두 배가량 성장했다.



【표】LS산전의 이라크 전력 사업 현황

LS산전, 세계 최대 규모 스마트그리드 사업 수주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