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 주말 짱]강릉 단오제

국내 최고, 최대 민속 축제 강릉 단오제가 막을 올렸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3호이자 유네스코 지정 세계무형유산이기도 하다. 풍작을 비는 소망과 조상을 기리는 마음이 어우러져 1000년을 이어온 우리 전통 축제 단오제를 찾아 풍성한 민속 문화의 맛과 멋을 느껴보자.

강릉 단오의 아름다운 풍경과 함께 이 땅을 살아온 조상들의 삶의 자취를 엿보는 기회가 된다. 현대화된 도시에서 살아가는 자녀들에게 새로운 시각과 즐거운 추억을 남겨줄 것이다. 날씨 좋은 5월, 아이와 함께 강릉에 가보면 어떨까? 내달 7일까지 축제가 이어진다.

[우리 아빠 주말 짱]강릉 단오제

◇강릉 단오제는

강릉 단오제는 음력 5월 5일 단오를 전후로 강원도 강릉 일대에서 펼쳐지는 향토 제례 의식이다. 대관령 서낭을 모시면서 산길의 안전과 집안 태평, 풍어와 풍작을 기원하는 대표적 민속 축제다.

단오는 연중 가장 양기가 왕성한 날이라고 한다. 수릿날, 천중절, 중오절, 단양절 등으로도 불렸다.

단오의 역사는 오늘날 강릉 지역에 자리 잡았던 고대 국가 동예의 추수 축제 무천과 짝을 이루는 파종기 축제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추정된다. 단오제의 기원의 정확한 역사적 기록은 남아있지 않으나, 아득한 옛날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 축제로 받아들여진다. 유교·무속·불교 제례 의식이 공존한다

일제 시대나 6·25전쟁 등 어려운 시기를 겪으면서도 중단되지 않고 면면히 계속돼 무형문화재와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도 지정됐다.

단오제는 핵심이라 할 대관령국사성황 모시기 등 각종 굿판과 전통 음악, 민요 오독떼기, 관노가면극 등 다양한 행사와 민속 놀이로 구성된다. 지방 토산물과 공예품을 팔고 여러 공연이 펼쳐지는 노천 시장 난장도 단오제의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단오제 이렇게 진행된다

단오제는 음력 4월 5일부터 5월 7일까지 한 달에 걸쳐 이어진다. 술을 담가 신에게 드리는 신주근양(神酒謹釀)이 시작이다. 대관령산신당에서 국사서낭신에 제사를 올리고 신목을 모시고 내려와 국사여서낭당황에 모신다. 두 신이 부부신임을 나타내는 의식이다. 이후 행사 전날인 음력 5월 3일 저녁 영신제를 지내고 위패를 남대천 백사장 제단에 옮기면서 본격적으로 단오제의 막이 오른다.

이 사이에 단오굿을 비롯한 각종 굿과 노비들의 탈놀이 등 단오 축제의 주요 의식들이 대부분 치러진다. 아침마다 제를 올리고 굿을 하며 다양한 민속놀이와 행사가 열린다.

5일에 악대와 무속인, 마을 사람들의 행렬과 함께 단오 대제를 드리고 6일 큰서낭당의 뒤뜰에서 소제를 올리면 단오제는 마무리된다. 소제는 단오제를 위해서 만든 신간과 화개 등을 모두 불에 태우는 의식이다. 여서낭당에 모셨던 국사서낭을 대관령 국사서낭당으로 다시 모셔 가는 봉송을 하게 된다.

◇볼만한 단오 행사

단오제 기간 동안 강릉 시내 곳곳에서 펼쳐지는 단오선 부채 만들기와 신에게 바칠 술 담그기, 관노가면극 가면 만들기, 수리취떡 만들기, 창포물에 머리 감기 등 다양한 제례 및 민속놀이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유교와 무속의 특성이 혼재된 다양한 제례와 농악, 용물놀이, 오독떼기 등 민속 놀이가 끊임없이 이어진다.

상극으로 보이는 유교와 무속 제의가 한자리에서 펼쳐지며 문화적 포용력을 보이는 것이 단오제의 특징이다. 신주빚기부터 산신제, 성황제, 봉안제, 영신제, 조전제와 송신제까지 총 9번의 제례를 지낸다. 이제는 생소한 전통 제의를 아이와 함께 참여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

강릉 지역 토속 놀이도 함께 펼쳐진다. 향토성이 강하고 공동체 의식을 높이는 마을 농악 전통이 강한 강릉 농악을 맛볼 수 있다. 가락이 빠르고 힘차며 의상의 색감도 독특하다.

짚으로 용 머리를 만들어 마을 동서남북 4곳 우물에 담갔다 꺼내며 우물이 마르지 않고 풍작이 되기를 기원하는 용물달기와 논에서 일하며 부르는 노동요 오독떼기도 볼만하다. 오독떼기는 모심는 소리, 논매는 소리, 벼 베는 소리 등 농사와 관련된 다양한 곡조가 전승되고 있으며 농사일의 애환을 달래주는 빼어난 노랫말과 긴 호흡에서 나오는 애절한 창법이 특징이다.

집단 참여하는 제례나 민속놀이 외에 개인적으로 단오세시를 즐길 수 있는 체험관도 운영한다. 수리취떡 만들기와 단오부적 받기, 창포 머리감기, 창포 비녀 만들기, 단오 부채 그리기 등 단오와 관련된 세시풍속을 즐길 수 있는 재료와 체험 프로그램이 기다린다.

강릉 단오제와 지역전통 문화를 한자리에서 체험하는 관노탈 그리기와 방짜 열쇠고리·수저 만들기, 단오 신주 맛보기도 가능하다. 체험관은 단오제 기간 중 계속 운영된다.

단오를 상징하는 놀이인 씨름과 그네타기 대회도 축제 기간 중 열린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