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째 맞는 삼성 협력사 채용한마당, 많은 관심에 많은 아쉬움

“‘삼성’ 브랜드에 신뢰를 가지고 왔어요”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와병에도 ‘삼성’에 대한 구직자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삼성이 주최한 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한 ‘2014 삼성 협력사 채용한마당’에 참여한 한 고등학생의 말이다.

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10개 계열사의 190개 협력사들이 2000여명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모인 이날 행사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졸업을 앞둔 고등학생에서 대졸자, 50대 베이비부머까지 삼성 협력사에 자신에게 맞는 일자리가 있는지 확인하려는 행렬이 줄을 이었다. 한 협력사 직원은 “3년 째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데 그 어느 때보다 북적였다”고 전했다.

구직자들은 이건희 회장의 건강악화에도 삼성에 대해 큰 걱정을 하지 않았다. 모 협력사 입사 면접을 준비하던 고등학교 3학년생 홍수연(18) 양은 “입사 준비 중 회장님께서 입원하셨다는 소식을 듣고 놀라 관련 보도를 주의 깊게 봤다”며 “삼성그룹이 지금까지의 어려움을 해결하며 커온 것처럼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것을 보며 안심하고 입사 준비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협력사에서는 구직자와 협력사 간의 인력 수요 매스매치가 지적됐다. 첫 행사부터 채용한마당에 참여했다는 모 협력사 관계자는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달리 신입사원을 교육시킬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하다”며 “당장 업무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자를 뽑고 싶지만, 대부분이 신입 구직자들이어서 업체 입장에서 실익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병석 삼성전자 상생협력센터장(부사장)은 “협력사들의 고충을 잘 알고 있다”며 “협력사 신입사원들에게도 삼성 상생협력아카데미 교육센터에서 삼성그룹 신입사원에 준하는 교육을 제공해 고충을 해결할 것”이라 설명했다. 삼성 측은 올 가을부터 이들의 교육이 실시될 것이라 내다봤다.

삼성은 이력서 출력, 메이크업 지원, 채용설명회 등 협력사 채용업무 외에도 구직자를 위한 별도의 구직 관련 서비스를 제공했다. 부스마다 구직자가 몰려 줄을 서 대기해야했지만, 준비해 온 협력사 관련 내용들을 자투리 시간에도 꼼꼼하게 살펴보는 구직자들도 눈에 띄었다. 하지만 인기 협력사로의 쏠림현상, 서울 단독 행사에 따른 지방 구직자들의 어려움, 복잡한 행사장은 문제로 지적됐다. 협력사의 연구개발 직군을 준비하는 대학생 윤 모 씨는 “몇몇 협력사들은 한 사람 당 주어진 시간이 매우 적어 제대로 자신을 표현할 기회가 부족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삼성은 협력사 채용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노인식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은 개회사에서 “협력사들에 전폭적 지원을 통해 상생협력을 더욱 강화하고 고용창출에도 이바지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노 사장을 비롯해 유장희 동반성장위원장,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등이 참석했다. 삼성은 행사 이후에도 ‘청년일자리센터’에서 지속적으로 구직활동을 지원할 계획이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