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폭발적 성장이 예상되는 제습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중국산 제습기를 판매하는 ‘메이드 인 차이나’를 선택한 반면 LG전자는 국내 생산인 ‘메이드 인 코리아’로 방향을 잡아 대조를 보인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기존에 국내 생산업체인 ‘위닉스’에서 OEM·ODM 방식으로 제습기를 공급받았다. 위닉스가 생산한 제습기는 삼성전자 브랜드를 달고 시장에 팔렸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제습기 공급라인에 중국 백색가전업체인 ‘미디어그룹’ 등을 포함시켰고 위닉스 물량은 대폭 줄었다.
삼성전자는 10여년 전 위닉스와 국내 제습기 판권을 넘기는 내용이 담긴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브랜드를 달고 판매할 때는 협력업체인 위닉스 제습기만을 OEM 공급하는 것이 골자다. 그러나 제습기 시장이 커지자 삼성전자는 중국산 제습기를 OEM 등의 방식으로 공급받기 시작했다.
업계 관계자는 “제습기 시장이 작을 때인 10여년 전 삼성전자는 제습기 국내 제조권 등을 위닉스에 넘겼는데 이를 위반하고 중국에서 제품을 들여와 판매하고 있다”며 “위닉스는 삼성전자에 에어컨과 냉장고 부품 등을 납품하기도 해 부당함을 알고도 묵인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제습기 업계에서는 유명한 일화이며 계약 시점이 오래돼 현재는 양사 입장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삼성전자 관계자는 “판권을 넘긴 바 없다”면서도 “계약서가 우리에게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LG전자는 삼성전자와 다르게 제습기를 국내에서 자체 생산해 물량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LG전자는 제습기 시장의 35%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한 것으로 파악된다. 자사가 직접 국내 생산해 품질 경쟁력 확보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업계는 올해 제습기 시장 규모가 지난해 140만대에서 250만대로 뛰어 8000억~1조원 규모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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