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듐주석산화물(ITO) 대체 소재로 메탈메시가 부상하자 많은 업체들이 진출했지만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기존 ITO 필름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진 데다 실질적으로 수율도 개선되지 않아 국내 세트 업체들이 도입을 주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메탈메시 TSP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성능을 요구하는 중국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 삼성전기, 금호전기, 대주전자재료, 미래나노텍, 아이에스엘 등은 메탈메시 TSP 개발을 완료하고 양산을 앞두고 있거나 한창 개발 단계에 있다. 하지만 여전히 기술 수준은 천차만별이고, 수율도 높지 않아 해결해야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일찌감치 연구개발에 나선 LG이노텍도 이미 양산에 들어갔지만 내수 시장이 아닌 중국과 미국 시장을 우선 공략하고 있다. 미래나노텍 역시 공장 화재 이후 아직 재가동 시점을 정하지 못하고 연구개발만 진행하고 있다. 하반기 본격 양산에 나서는 이에스엘도 중국을 겨냥하고 있다.
ITO 필름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국내 고객사들의 수요가 약해졌기 때문이다. 현재 ITO 필름은 1㎡당 2만5000원대로 떨어졌다. 한때 7만원이 넘었다.
최대 기술 난제인 선폭을 줄여 미세 패턴을 구현하는 것과 시인성을 개선해야 하는 과제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이에스엘이 국내 최초로 대면적(600×750㎜)에서 1.2um의 선폭 형성 기술을 확보, 오는 7월 양산에 들어가지만 대다수 업체들은 현재 2.5~5um 수준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PET 필름에 은이나 구리를 도금해서 깎아내는 ‘양각’ 방식이 기존 반도체 공정과 비슷해 많은 업체들이 쉽게 시도했지만 지금은 답보 상태”라며 “반면 PET 필름에 홈을 파서 은을 넣는 ‘음각’ 방식은 양각 보다 출발은 늦었지만 기술 개선 속도가 빨라 업체들이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양각 방식을 채택했던 삼성전기는 최근 다른 기술 방식도 함께 검토 중이다.
메탈메시 TSP 시장에 뛰어든 업체는 현재 10여 군데가 넘는다. 게다가 중국 업체들의 진출도 활발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획기적인 성능을 제공하지 않으면 선택받기 힘든 상황”이라며 “특화 기술로 시인성 문제를 해결하거나 메탈메시의 강점인 저저항도를 극대화하는 등 제품 차별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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