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내일 오전 세월호 담화…오후 UAE향발

박근혜 대통령은 19일 오전 9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대국민담화를 발표한다. 지난달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34일째에 이뤄지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대국민담화 후 오후에는 아랍에미리트(UAE)를 방문한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18일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대국민담화를 발표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담화에서 희생자 유가족과 국민을 위로하는 대국민 사과와 함께 공무원 채용방식 변화, ‘관피아(관료+마피아)’ 철폐, 공무원 무능과 복지부동 등 공직사회 대대적 혁신방안, 국가안전처(가칭) 신설을 통한 국가재난방재시스템의 확립 등에 대한 복안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정홍원 총리 사의 수용 이후 정부 부처와 청와대 비서진의 인적쇄신 밑그림도 공개될 전망이다.특별검사제 도입, 국정조사 등을 통한 철저한 진상조사와 세월호 특별법 도입 등의 방침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대국민담화에 담길 내각 및 청와대 개편 등 인적쇄신 등에 여론이 호응한다면 박 대통령은 집권 후 맞고 있는 최대 정치적 위기를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민 기대에 못 미친다면 민심 이반은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고 국정운영도 더욱 심각한 위기에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 대통령은 담화발표를 마친 뒤 오후에는 1박 2일 일정으로 UAE를 방문한다. 왕복 및 체류를 포함해 40여시간에 불과한 ‘초단기’ UAE 실무 방문이다. 이번 방문에서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처음 수출한 한국형 원전 UAE 바카라원전 1호기 원자로 설치 행사에 참석하고 모하메드 UAE 아부다비 황세자와 정상회담을 갖는다.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브리핑에서 “우리기술로 만든 원자로가 국제무대에 데뷔하는 행사”라며 “2017년 완공 이전에 미리 국제사회에 우리 기술력을 알려 원자로 수출에 큰 성과를 거둘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 방문은 4기의 원자로 운영을 맡는 운영회사 설립계약의 성사를 지원하는 의미도 있다. 청와대에 따르면 계약 협상은 현재 마무리 단계에 있다. 10년간 10조원 이상, 1만 100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조 수석은 “대통령이 UAE 방문을 나중에라도 할 수 있겠지만 지금 모멘텀을 놓치면 중요한 국익을 잃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에 이번에 가게 됐다”고 말했다. 민 대변인도 “UAE가 이번 원자로 설치식을 중시해 그간 박 대통령의 참석을 간곡히 희망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17일부터 UAE와 인접한 쿠웨이트 등 중동의 주요 국가를 순방할 예정이었으나 세월호 참사가 터지자 관련일정을 취소했다.

권상희기자 sh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