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AT&T가 위성방송업체 ‘디렉티비(DirecTV)’를 인수키로 했다.
당국 승인을 얻는다면 미국 유료방송시장이 통신업과 유료방송업을 겸영하는 소수의 거대 기업 중심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미국 유료방송업계 1위인 케이블TV·통신업체 컴캐스트는 이미 올해 초부터 타임워너케이블과의 합병을 추진중이다.
AT&T와 디렉티비는 485억 달러(49조7000억원)에 이런 내용의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고 18일(현지시각) 공식 발표했다.
AT&T는 디렉티비 주식을 주당 95 달러에 매입키로 했다.
매입 대금 중 28.50 달러는 현금으로, 나머지는 AT&T 주식으로 지급된다.
디렉티비의 부채까지 감안하면 이번 거래의 시장거래가치(transaction value)는 671억 달러(68조7000억원)에 이른다.
양사는 이번 거래가 규제 당국 심사를 거친 후 12개월 내 완료될 것으로 전망했다.
AT&T 최고경영자(CEO)인 랜덜 스티븐슨 회장은 “디렉티비는 유료TV 시장에서 최고의 브랜드이고 콘텐츠업체들과도 관계가 좋으며 라틴아메리카 사업도 급성장하고 있다”며 이번 거래가 주주들에게 이익이 된다고 설명했다.
디렉티비는 미국에서는 가입 가구가 2000만에 이르는 최대 위성방송 사업자로, 유료방송업계 전체로 따지면 컴캐스트에 이어 2위다.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케이블까지 포함한 전체 유료방송사업체들 중 1위로, 1800만 가구를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다.
디렉티비 CEO인 마이크 화이트 사장은 “미국 소비자들은 보다 더 경쟁력이 있는 묶음상품을 이용할 수 있게 될 것이고, 주주들은 통합 회사의 가치가 늘어남으로써 이익을 볼 수 있게 되며, 임직원들은 보다 더 강하고 더 경쟁력 있는 회사의 구성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이번 인수안이 미국 법무부와 연방통신위원회 등 당국의 승인을 받아 실현된다면 AT&T의 유료TV 가입자는 600만 가구에서 단숨에 약 2600만 가구로 늘어나게 된다.
이는 현재 미국 최대 유료방송사업자인 컴캐스트의 가입자인 2260만 가구보다 많은 것이다.
다만 컴캐스트는 올해 초 타임워너케이블(1120만 가구 가입)과 합병을 추진중이어서 유료TV업계 1위 자리를 유지할 공산이 커 보인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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