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국토교통 R&D의 중요성에 주목할 때입니다.”
이재붕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장은 “건설 부문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정부·민간의 관련 연구개발(R&D) 고민과 투자는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 “최근 국토교통부도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지만 다른 분야에 비하면 아직은 걸음마 단계”라고 말했다.
한 국가의 미래는 여러 잣대로 전망할 수 있다. 그 중에서도 R&D 투자 수준은 중요한 평가지표가 된다. 어떤 산업이든 튼튼한 R&D 기반 없이는 지속 발전이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나라가 그동안 꾸준한 성장을 이뤄온 배경이기도 하다. 하지만 건설·교통 등 기반시설 R&D 투자는 조선·자동차·정보기술(IT) 등 우리 주력산업과 비교해 충분하지 않았다.
이 원장은 “연간 국토교통 R&D 예산은 수년째 약 4000억원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17조7000억원 수준의 올해 정부 R&D 예산을 고려하면 크게 낮은 비중”이라고 강조했다. 민간 R&D 투자도 비슷한 상황으로,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서는 지금 수준을 벗어나야 한다고 설명했다.
진흥원은 올해 R&D 기술의 상용화에 초점을 맞췄다. ‘기술사업화’ 부문을 독립시켜 120억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작년보다 4배 늘어난 수치다. 기술사업화는 말 그대로 개발된 기술이 실제 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오는 21일 개최되는 국토교통기술대전에 거는 기대가 큰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국토교통기술대전은 우수한 국토교통 R&D 성과 전시를 통해 비즈니스화·기술교류 촉진을 목표로 한다. 사흘에 걸쳐 각종 R&D 성과물 전시와 정책토론회, 세미나 등이 열린다.
이 원장은 “R&D 성과물은 국민에게 혜택을 줄 수 있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시장으로 나가야 한다”며 “국토교통기술대전은 R&D 성과물을 대외적으로 선보이는 자리로, 기업·기관 간 매칭을 시켜주는 ‘기술거래시장’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진흥원의 역할은 ‘국민 생활의 변화’라고 말했다. 냉·난방비가 적게 드는 집, 편리하고 깨끗한 교통, 보다 안전한 생활이 모두 국토교통 R&D의 역할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안전과 관련해 앞으로 진흥원이 해야 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앞으로 5~10년 후를 위한 첨단 기술 R&D도 중요하지만 주변의 수십년된 도로, 철도, 교량, 터널의 안전성을 높이는 기술 개발도 시급한 과제”라며 “국민이 적극 참여하고 감시해 안전을 지킬 수 있는 R&D에도 관심을 갖고 활발하게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