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 증권사 `삼중고`…증권업 "부익부·빈익빈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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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증권사의 수익 구조는 더 좋아지지만 중소형 증권사의 영업환경은 위축될 악재가 겹쳐 증권업계에도 ‘부익부·빈익빈’ 현상이 심화될 전망이다.

19일 KDB대우증권은 최근 내놓은 ‘하반기 산업전망 보고서’를 바탕으로 중소형 증권사들이 △영업용순자본비율(NCR)제도 개편 △콜 차입 제한 △증권업 매매 수수료 비중 감소 등 현재 추진 중인 금융업 구조개편으로 어려움이 가중될 것으로 내다봤다.

구조조정 효과가 가시화되는 대형 증권사는 이익 개선이 잇따르는 반면, 비용절감 여력조차 없는 중소형 증권사는 운신의 폭이 더 좁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NCR제도 개편에 따라 국내 61개 증권사 중 10여 곳은 NCR 비율이 200% 이하로 떨어진다. 라이선스 비용 자본만 유지하는 외국계 증권사 상황도 악화된다.

NCR는 자금 조달·운용에 있어 증권사의 재무건전성을 비교·평가하는 지표다. 그동안은 유동성자기자본을 총위험액으로 나눠 백분율로 표시해 왔으며 앞으로는 ‘필요유지자본대비 유효자본(영업용순자본-총위험액)’으로 산출방식이 바뀐다. 때문에 업무 단위가 많은 중소형사의 NCR가 급격히 떨어지는 구조다.

금융위원회가 권고하는 일정 비율에 미달하면 경영개선 권고(150%)와 시정 명령 조치(100%)가 이뤄진다. 지난해 9월 말 증권회사 NCR 비율은 496.8%였다.

NCR제도 완화에 따른 대형 증권사의 수혜는 뚜렷하다. 비용보다 자본 규모가 중요해지면서 3∼4배가량 NCR 비율이 상승될 것으로 보인다. 증자를 통해 자본이 3조원 이상으로 늘어난 대형사는 500%에서 2000%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한 이득이 예상되는 증권사로 삼성증권·KDB대우증권·미래에셋증권 등이 꼽힌다. 교보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대우증권은 국내 최대 자본력을 가진 증권사로서 NCR제도 완화 수혜가 가장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대우증권은 그 수혜를 삼성증권이 볼 것으로 예상했다.

콜 차입은 올해 중 15%로 제한되고 내년 이후 전면 금지된다. 자기자본의 25%까지 무담보로 신용도와 무관하게 가능했던 기존 규정이 내년 이후에는 담보 예치가 필요하고 신용스프레드가 부가되도록 바뀐다. 신용스프레드란 국고채와 회사채의 금리차이를 의미하며 커지면 기업이 자금을 더 빌리기 어려워졌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중소형 증권사는 핵심 수익원인 훌세일·투자은행(IB)에서 신뢰도와 영업력 위축이 불가피해져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조달 금리는 높아지고 신용도가 낮아져 영업력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박혜진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일반적으로 금리가 가장 낮은 콜머니를 단계적으로 쓰는데 차입이 규제되면 다른 방식으로 자금을 끌어와야 한다”며 “모든 증권사에게 힘든 일이 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대형사는 수익원이 많고 중소형사는 제한돼 있기 때문에 문제”라고 설명했다.

증권업의 모델이 기존 매매 수수료 경쟁에서 상품 기반 수익 모델로 바뀌고 있다는 점도 자산과 고객 기반을 보유한 상위 증권사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고서는 분석했다.

<NCR 제도 개선으로 바뀌는 증권사 규모별 NCR 비율 변화 / 자료: KDB대우증권·금융위원회>


NCR 제도 개선으로 바뀌는 증권사 규모별 NCR 비율 변화 / 자료: KDB대우증권·금융위원회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