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업계, “투명 디스플레이 활용처 찾아라”

디스플레이 업계가 투명 디스플레이를 내놓고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적용 분야가 제한적이어서 고심하고 있다. 당초 활용도가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실제 적용 단계에서 많은 난관에 부닥치고 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가 투명 LCD를 일찌감치 개발했지만 이들 디스플레이를 채택해 상용화한 제품은 없다.

하반기 LG디스플레이는 냉장고 쇼윈도용 47인치 투명 LCD를 출시할 예정이고,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2012년 46인치 투명 LCD 제품을 출시한 이후 신제품을 내놓지 않고 있다.

양사는 애초 투명 디스플레이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 기술 개발에 전력을 다했다. 현재 투명 디스플레이의 품질의 좌우하는 투명도는 LG디스플레이가 17%, 삼성디스플레이는 15% 대로 각각 개선시켰다. 내구성도 강화시켜 상용화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게 업계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동안 투명 LCD가 가장 활발하게 적용돼 온 분야는 냉장고다. 가정용이 아닌 주로 편의점 등 업소용 냉장고 디스플레이로 활용되고 있다. 양사 모두 냉장고 도어를 투명 디스플레이로 만들어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도록 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주부들이 꺼리면서 일반 가정용 냉장고에 적용하는 것은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화점 매장에 적용하는 쇼윈도 시장도 기대 이하다. 국내 모 백화점 1층 명품관 유리에 투명디스플레이를 적용하려 했지만, 브랜드 이미지가 훼손될 수 있다는 시각 탓에 결국 관련 사업도 무산됐다. 미국 대형 마트의 냉장고 진열장에도 적용을 시도했으나 고객이 특정 제품 홍보를 제공받기 꺼려한다는 이유로 중단됐다.

삼성디스플레이 고위 관계자는 “처음엔 획기적인 아이디어라 생각했지만 막상 시장 현실에서는 투명 디스플레이를 적용할 수 있는 곳이 드물었다”고 말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아직은 시장 초기 단계라 활용이 더디지만 자동차 유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전히 연구가 활발하다”며 “유리가 있는 곳에는 모두 적용할 수 있기 때문에 업체들이 기존 생각의 틀을 바꿔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