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능에서 마케팅까지…가전, 동물과 엮어야 뜬다

가전에 동물을 엮은 ‘펫(Pet) 가전’이 뜨고 있다. 반려동물 증가로 동물을 생활의 일부로 여기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동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기능부터 마케팅까지 동물을 이용해 소비자의 마음을 이끌어내려는 움직임은 늘어날 전망이다.

LG전자는 자사 청소기 성능에 반려동물 털 청소 기능을 강조했다. 반려동물의 털이 진드기를 유발해 각종 알레르기와 질병의 원인으로 지목되면서 집 안에 날리는 동물 털 청소가 동물 애호가들의 관심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지난달 출시한 프리미엄 소형가전 패키지 ‘꼬망스’의 청소기에 머리카락 뿐 아니라 동물 털이 청소용 솔에 감기는 것을 방지한 ‘안티헤어’ 기술을 넣어 청소 효율을 높였고, 로봇청소기 ‘로보킹 스퀘어’도 지난달 호주에서 동물 털 제거 등 15개 항목을 종합 평가한 결과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펼친 초고화질(UHD) TV ‘멸종위기 동물’ 마케팅은 UHD TV의 진가를 잘 알린 사례로 평가된다. 피부와 털 등 동물의 모습을 섬세하게 그려내 UHD 화질을 소비자들이 체험할 수 있게 했다. 이후 서울과 대구, 올해 부산 등지에서 열린 ‘UHD ZOO 멸종위기동물전’에 50만명 이상 방문하며 호응했다.

동물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응용한 제품도 등장했다. 벤처기업 수상에스티는 강아지를 형상화한 유아 영어교육 로봇 ‘모피펫’을 3월 출시했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과 연동해 실제 반려동물처럼 산책도 시킬 수 있고, 영어 단어 학습도 가능해 아이들에게 정서적 안정과 교육효과는 물론 반려동물에 대한 책임 의식도 연습할 수 있다.

가전제품에서 동물의 영향력은 계속 증가할 전망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2012년 조사에서 반려동물 보호자의 31.4%가 동물을 위해 한 달간 평균 10~20만원을, 2.6%가 월 50~100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통계청도 2010년 1조 8000억원 규모였던 국내 반려동물 시장이 2020년 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 내다봤기 때문이다. 여기에 유기동물 방지를 위한 사회적 의식 증가, 24시간 반려견 전용 TV 채널 등장, 외출 시 홀로 남겨진 반려동물을 위한 급식기·상태 확인용 카메라의 확산과 함께 ‘펫 가전’ 종류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