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한 실적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분야에서 단순 아이디어라도 보상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길 기대합니다.”
지난 16일 제49회 발명의 날 기념식에서 ‘올해의 발명왕’으로 선정된 심휴태 현대자동차 책임연구원은 발명과 지식재산 창출 활성화 방안을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심 책임연구원은 전륜 6속 자동변속기의 구조 및 핵심 기술에 대한 특허를 제안해 국내 최초로 독자 구조의 자동변속기 개발에 성공했다. 한국 자동차 산업의 양적 성장 및 획기적인 기술 발전에 이바지한 공로로 발명왕이라는 영광을 안았다.
“해외 유수의 완성차 업체들보다 시작이 늦다보니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독자적인 기술을 개발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있었습니다. 회사는 물론이고 집에서도 밤낮 없이 연구에 몰두하고 함께 한 팀원들도 끊임없이 아이디어를 제출했습니다.”
1980년대 기술 도입이나 수입에만 의존하던 국내 자동변속기 기술은 해외 자동차업체에 비해 20여년 이상 뒤쳐져 있었다. 그러나 전륜 6속 자동변속기 구조 고안 및 자체 개발로 2009년 양산에 들어가면서 자동변속기 분야에서 기술 자립을 이룩할 수 있었다.
현대차가 세계적인 자동차 메이커로 도약하는 데 기여했으며 미국 크라이슬러의 도입 요청에 따라 2012년부터 2017년까지 6년간 77만대 공급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심 책임연구원은 고려대학교 기계공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고 1992년 현대자동차에 입사해 자동변속기 설계 업무를 맡았다. 현재 현대차 자동변속기설계팀장으로 근무 중이다.
그는 회사의 기술에 대한 관심과 적극적인 지원, 아이디어 보상이 세계에서 인정받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꼽았다. 또 해외 특허 선행조사로 우회기술 개발에 도움을 준 특허팀과의 협업도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심 책임연구원은 “앞으로도 타사 대비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아이디어를 개발하고 현대차가 세계 최고가 되는 데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발명왕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주변의 가까운 일부터 관심을 갖고 들여다보면서 편하게 아이디어와 특허를 제안하길 바란다”고 제언했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