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의료IT 한류` 창조경제 모델 손색없다

‘의료 한류’ 바람이 거세다. 의료 기관을 찾은 해외 환자가 급증하며 의료 서비스와 첨단 의료 정보기술(IT) 수출도 이어진다. 지난해 국내 의료기관을 직접 찾은 외국인 환자가 21만명에 달한다. 이들이 진료 등으로 지불한 금액이 4000억원을 넘는다. 증가세도 놀랍다. 진료 수입은 1년 새 절반 가까이 늘어났다. 환자 수는 5만명이 증가했다. 1인당 평균 진료비도 내국인에 비해 1.8배나 높았다고 하니 외국인을 겨냥한 서비스 상품으로 육성할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흥미로운 것은 국내를 찾는 외국인 환자들이 특정 국가에 한정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지난해 국내 의료 기관을 방문한 외국인 환자들 국적은 191개국에 달한다. 그만큼 의료 한류가 세계적으로 널리 확산됐다는 방증이다.

세계적으로 뛰어난 의료기술을 검증받았다. 여기에 우리의 앞선 첨단 IT가 더해져 의료 한류가 탄력을 받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의료와 IT의 만남이 드라마, K팝 등 콘텐츠 한류의 뒤를 이어갈 동력이며, 충분조건을 갖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 징후가 뚜렷하다. 드라마 한류가 휩쓴 중동에 IT와 결합한 대규모 의료 서비스 수출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서울성모병원·분당서울대병원 등 국내 대형 종합병원들이 수출 역군으로 직접 나선 결과다.

그동안 정부 차원에서 중동 의료 수출을 몇 차례 시도했으나 대부분 좌절됐다. 형식적 접근이 실패 원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사정이 다르다. 세계적으로 검증된 의료 기술을 보유한 대형 병원이 중동 현지 사정에 맞춘 다양한 의료 서비스 패키지를 제안하고 의료 체계도 함께 제공하는 등 고객 지향형 상품이 주요했다. 의료계는 중동 건설 붐과 드라마 한류를 이을 산업으로 꼽을 정도로 기대가 높다. 창조경제 성공모델로 삼아도 될 정도다. 이제 필요한 것은 정부의 새 역할이다. 민간이 제대로 활약할 수 있도록 후방 지원과 의료 외교 등 정부만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 당장의 생색 내기에 집착하지 말고 이번에야말로 진정한 지원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