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그린 허브 코리아 2014]천연가스자동차 시장, 한국 선진기술이 대안

우리나라의 천연가스 자동차(NGV) 기술이 세계 친환경 자동차 시장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올랐다. 북미 셰일가스 개발로 급증하는 천연가스 시장에서 하이브리드형 NGV 기술 등 한국의 선진기술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21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21일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GGHK 세부행사로 열린 ‘글로벌 NGV 세미나’는 해외 바이어에게 국내 NGV 기술 현황과 정부 보급 정책을 소개하며 해외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는 자리였다. 행사의 관심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NGV 시장에서 우리가 정책적으로 키워온 NGV 기술과 보급 노하우 역할 가능성으로 모아졌다.

세계 NGV 시장 현황과 전망을 발표한 디에고 골딘 세계천연가스차량협회 사무총장은 디젤에서 NGV로 빠르게 전환하는 남미 시장을 언급하며 많은 국가가 한국의 NGV 기술과 정부 보급 정책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골딘 사무총장은 NGV 시장 확대가 일부 개도국이 아닌 세계적인 추세라고 강조했다. 지금까지의 NGV 시장은 남미를 시작으로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이 주축을 이뤘지만 최근 북미 시장에서 성장도 괄목할만하다고 설명했다. 주요 성장 요인은 개도국 정부의 디젤 보조금 감축과 북미 셰일가스 개발이다. 그는 많은 개도국이 “디젤 차량에 대한 정부 지원에 한계를 느끼면서 NGV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며 “여기에 북미 셰일가스 개발에 따른 연료비 인하로 지난 2년간 미국 NGV 증가세가 14만2000대에 달하는 등 추세가 점차 선진국 시장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골딘 사무총장은 커지는 NGV 시장에서 한국 역할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 CNG 버스 보급 등 NGV 차량 확대의 성공적인 정책 모델을 갖고 있는 데다 관련 기업도 우수한 기술력을 확보해 해외 시장 진출의 기회가 많다는 전망이다. 최근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천연가스와 수소연료 혼합형태의 HCNG 차량은 차량 개조 시장에 새로운 흐름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NGV 트렌드가 다른 운송수단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했다. 디젤을 사용하는 버스와 트럭이 NGV로 전환되는 것과 함께 이제는 선박에서도 천연가스를 사용하는 사례가 등장하면서다. 실제 유럽에서는 LNG만을 연료로 사용하는 선박이 고속해상운송 수단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골딘 사무총장은 “셰일가스 발견으로 앞으로는 천연가스의 사용이 차량을 넘어 다른 운송수단에도 널리 사용될 것”이라며 “각국 정부는 NGV에 대한 장기적인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는 이번 세미나를 통해 해외 바이어에게 하이브리드형 CNG 차량의 기술과 정책 현황을 소개했다. 환경부는 서울에서 7대가 파일럿 프로젝트로 운용 중인 CNG+전기 형태의 CNG 하이브리드 버스와 CNG+수소 형태의 HCNG 버스 기술 개발 현황을 설명했다. HCNG 기술은 정책 지원 현황과 함께 핵심설비인 엔진과 연료공급장비, 플러그 등의 개발 성과 등이 공개되면서 바이어들의 눈길을 끌었다.

정용일 환경부 친환경자동차 기술개발사업단장은 “개발을 추진 중인 HCNG 버스는 유로7 기준을 충족하기 위한 모델”이라며 “유로7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현 유로6보다 오염물질 배출기준이 절반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기술을 고도화 중”이라고 말했다.

HCNG 버스는 차량 엔진과 충전소를 개발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 2011년부터 연구가 진행돼 1200만달러 이상 투입된 사업이다. 정 단장은 HCNG는 기존 CNG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을 10% 이상 줄일 수 있는 기술로 수소연료 시대로 가는 가교적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NGV 시장 활성화를 위한 과제도 제기됐다. 이극생 아태천연가스차량협회 사무국장은 시장 확대에 따른 천연가스 수급 문제가 NGV 시장이 직면하게 될 숙제로 전망했다. 그는 “천연가스가 다른 연료보다 운송용으로 저렴하다는 것은 확실하지만, 관련 시장이 커지게 되면 국가별로 충분한 양의 가스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한 사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무국장은 NGV 성공요건을 △연료의 안정적 수급 △연료의 안전성 △기업과 소비자의 실질적 혜택 등으로 봤다. 그는 실 사례로 수급문제로 인한 가스가격 상승으로 보급이 정체되고 있는 뉴질랜드 NGV 시장을 언급하며 정부 차원의 에너지 믹스와 대중교통 연료 정책, 비용을 투자한 기업과 소비자에 대한 혜택 부분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별로 제각각인 표준도 걸림돌로 지적됐다. 골딘 사무총장은 NGV 시장이 잘 형성되어 있는 남미지역도 각 국가별 표준 통일을 위한 협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각 국가별 협력 네트워크가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김두환 한국환경산업기술원 본부장은 “한국은 10년 전부터 NGV 보급정책과 기술개발을 추진하며 1조9000억원의 환경적 편익을 유발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이번 행사로 국내 기업이 글로벌 네트워킹 초석을 마련해 세계 NGV 산업 발전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