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 주말 짱]세대를 뛰어넘는 만화 즐기기

요즘 아이들은 웹툰에 푹 빠졌다. PC로, 스마트폰으로 웹툰을 보며 웃고 즐거워한다. 스크롤을 내리며 모니터 속 그림 세상 속으로 들어간다. 아빠들은 대부분 어린 시절 만화방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만화방에서 무협 주인공의 복수와 모험에 숨죽이고, 강백호의 승부와 드래곤볼의 격투에 정신을 빼앗겼다. 스크린과 책, 집안 PC와 만화방이라는 차이는 있지만 아빠와 자녀는 만화를 매개로 서로 이어질 수 있다. 자녀가 스마트폰에만, 웹툰에만 빠져 있다고 혼내기에 앞서 함께 만화를 즐기며 자녀와 마음을 통해보면 어떨까. 자녀와 함께 가볼 만한 웹툰 및 만화 관련 공간을 소개한다.

◇만화의 보고, 한국만화박물관

경기도 부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 자리 잡은 한국만화박물관에서는 우리 만화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풍성하게 만날 수 있다. 박물관에 입장하면 한국을 대표하는 만화 작품의 명장면과 거장 작가들의 생각 등을 담은 전시실이 관람객을 맞는다. 한국 만화의 거목 고 고우영 화백의 육필 원고와 화구, 취재수첩, 검열당한 과거 원고 등 당시 한국 만화의 현실과 사회상을 보여주는 ‘고우영 기념관’도 볼만하다.

만화상상아카데미, 만화상상체험교실 등 온가족이 함께 만화로 즐기는 체험 교육과 실기 강습 등 교육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유아부터 성인까지 만화로 즐기고 배우는 교육 프로그램이 눈길을 끈다.

국내 만화와 이론서를 집대성해 누구나 열람하고 후세에 자료로 남기기 위한 만화열람실도 있다. 자료와 정보를 제공하는 전문 도서관이자 이용자가 만화를 접하고 느낄 수 있는 편안한 문화 공간이다. 어린이를 위한 아동 열람실과 애니메이션 감상이 가능한 영상 열람실이 있다. 한번 들어서면 쉽게 빠져나오기 힘들 것이다.

특별 전시회도 열린다. 4층 카툰갤러리에서는 신진 작가 고동동의 수채화 원화 전시 ‘명탐정 포우’전이 열리고 있다. 만화계 신진작가를 지원하기 위한 ‘2014년 한국만화박물관 신진작가전’의 첫 번째 전시다.

[우리 아빠 주말 짱]세대를 뛰어넘는 만화 즐기기

고 작가는 2010년 벨기에에서 ‘레아는 진공청소기 사용법을 기억하지 못한다’로 출판을 시작, 2012년 다음 웹툰에 ‘지옥철’을 연재했다. 역시 다음에서 연재 중인 세 번째 작품 ‘명탐정 포우’는 고양이 탐정 포우의 시선에서 보는 부조리와 인간의 욕망을 그린 작품이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을 맞이해 특별 전시회 ‘축구, 열정 그리고 만화전’도 내달 29일까지 연다.

◇도서관, 웹툰을 만나다

어린 시절 ‘만화 화형식’을 기억하는 부모라면 격세지감을 느낄 일이다. 우리나라 대표 도서관,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웹툰 전시회가 열린다. 오는 27일부터 8월 24일까지 ‘올 웹툰’이라는 주제로 웹툰의 모든 것과 앞으로 다가올 웹툰의 미래를 짚어보는 행사다.

[우리 아빠 주말 짱]세대를 뛰어넘는 만화 즐기기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웹툰을 소재로 행사를 연 것은 처음이다. 우리나라에서 자생적으로 발생해 세계로 뻗어가고 있는 웹툰이란 문화 콘텐츠의 의미를 되새기고 그 역량과 잠재력을 살펴볼 수 있다. 자녀에게는 무한한 재미와 창의력을 자극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전시회는 웹툰의 역사를 살펴보고 웹툰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영화 등 웹툰과 함께 꽃핀 문화를 소개한다. 윤태호 작가의 ‘미생’, 주호민 작가의 ‘신과 함께’ 등 명작 웹툰도 만날 수 있다. 웹툰 제작 과정과 작가의 작업 공간을 소개, 관람객이 웹툰의 실제 탄생 과정도 엿볼 수 있다.

인기 웹툰 작가가 직접 출연, 관객과 대화를 나누며 웹툰과 웹툰 작가의 일상 등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는 토크 콘서트도 열린다. ‘닥터 프로스트’의 이종범 작가와 ‘흐드러지다’의 연제원 작가, ‘폭풍의 전학생’의 강냉이 작가 등 인기 웹툰 작가 12명이 28일부터 매주 수요일 6회에 걸쳐 웹툰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자녀 진로 교육을 위해서라도 들어볼만 하다.

관람객이 직접 참여해 스토리 창작과 캐릭터 만들기 등 웹툰 제작 실습을 할 수 있는 웹툰 교육도 펼쳐진다.

◇서울애니메이션센터

서울 시내로 발걸음을 옮겼다면 남산 서울애니메이션센터를 찾아보자. 서울시에서 애니메이션 창작 지원을 위해 만든 시설이다. 애니메이션 제작 시설과 함께 재미있고 다채로운 전시를 만날 수 있다.

우수 애니메이션 작가나 관련 단체의 수준 높은 작품을 전시하는 장을 제공, 애니메이션 산업을 지원한다. 문화콘텐츠 창작 지원을 위해 국내외 만화나 문화콘텐츠 전문서 등 정보자료 열람실을 갖춘 도서정보실, 만화 희귀본과 영인본, 유명 작가의 작품을 전시하는 영상정보실 등을 갖췄다. 국내외 유수 애니메이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영상자료 시청실도 운영한다.

남산의 아름다운 풍광과 서울애니메이션센터의 다채로운 전시,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 사이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예술과 창작의 분위기는 덤이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