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이 주파수 조정(FR)이나 스마트그리드, 신재생에너지 확대 해법으로 떠오르면서 핵심 설비인 전력변환장치(PCS)가 주목을 받고 있다. PCS는 발전소나 신재생에너지에서 생산한 직류(DC) 전력을 송전할 수 있도록 교류(AC)로 바꾸는 핵심 설비다.
ESS는 크게 전력변환장치(PCS)와 에너지를 저장하는 이차 전지로 구성된다. 이차전지 분야는 삼성SDI와 LG화학·SK이노베이션·코캄 등 국내 기업 기술력과 시장 점유율은 충분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반면에 PCS 분야는 해외 기업과 비교하면 미흡한 게 사실이다. 실제 해외는 ABB나 지멘스 등 선두 기업 중심으로 이미 단위 용량 2㎿급이 보편화돼 있다. 하지만 국내 기업은 용량도 절반에도 못 미치는 실증에 머물러 있다. 기술 격차를 5년 이상까지 보는 전문가도 있을 정도다. 기술 격차는 국내 기업의 역량 부족이 아니라 시장 부재가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하지만 최근 한국전력이 FR용 대용량 ESS 사업을 발주하면서 국내에도 ESS 시장이 열리고 있다.
관련 기업도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포스코ICT·효성·LG유플러스·LS산전은 연내 1㎿급 PCS 개발을 완료하고 국내 시장에 출시한다. 내년까지 최대 4㎿급의 PCS를 시장에 선보인다. 부피는 줄이면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등 저마다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효성과 포스코ICT는 기존 500㎾급 PCS를 보강해 연내 1㎿급 상용 PCS를 선보일 계획이다. 초고압직류송전(HVDC) 분야 정지형 무효전력보상장치(STATCOM) 등의 초고압 전력제어 기술을 바탕으로 제품 완성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LS산전 역시 중대형 PCS 국산화에 나선다. 최근 1㎿급 PCS 개발 막바지로 소형에 이어 중대형까지 자체 개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250㎾ PCS를 선보인 만큼 이를 바탕으로 상반기 내 국내 업체 처음으로 LG화학 익산사업장에 3㎿(1㎿×3)급 PCS를 구축할 예정이다.
한전이 올해부터 2017년까지 전국 변전소에 설치하는 FR용 대형 ESS는 이들 기업의 첫 경쟁무대가 될 전망이다. 한전 측은 “대용량 PCS 기술 개발이 이뤄지면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ESS로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시장에도 진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유창선기자 yud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