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켐생명과학, 경구용 혈소판 감소 치료물질 첫 개발

국내 벤처기업이 항암 치료 시 대표적 부작용인 혈소판 감소증을 치료할 수 있는 경구용 물질을 처음 개발했다.

엔지켐생명과학(대표 손기영)은 서울아산병원 김상희, 김명환, 이승규 교수팀과 함께 혈소판 감소증 치료물질 ‘PLAG’를 개발하고, 미국 특허청에 ‘혈소판 감소증 치료용 조성물 및 치료 방법에 관한 특허를 출원했다고 26일 밝혔다.

엔지켐생명과학이 개발한 혈소판 감소증 치료물질 `PLAG`
엔지켐생명과학이 개발한 혈소판 감소증 치료물질 `PLAG`

세계적으로 주사제가 아닌 경구용 치료물질로 개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PLAG는 녹용에 존재하는 천연 단일 물질을 추출해 합성한 것으로 조혈, 항암, 암전이 예방에 탁월하다. 특히 기존 항암 치료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혈소판 감소를 정상치로 끌어올려 암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효과가 비임상 실험을 통해 입증됐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출혈을 멈추게 하고 세포 재생을 돕는 혈소판은 항암 치료 시 현격히 줄어들어 혈소판 감소 예방 및 정상치로 회귀를 유도하는 치료제 개발이 시급한 실정이었다. 특히 혈소판 감소증은 대부분의 항암 치료 과정에서 빈발하는 증상으로, 암 환자들은 혈소판이 회복될 때까지 적절한 항암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수시로 치료를 중단해야만 했다.

그동안 혈소판 감소증 치료제로 스테로이드 제제가 주로 사용돼 왔으나, 장기간 사용 시 면역 기능 저하 등 부작용이 많았다.

혈소판 감소증 치료제 시장은 연간 10조원 규모로 평가받고 있으며, 미국 암젠이 개발한 ‘엔플레이트’가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엔플레이트는 단백질 약물로 고가인데다 주사제여서 환자가 사용하는 데 불편했다. 또 자반증에 의해 생기는 혈소판 감소증에만 제한적으로 사용이 가능했다.

이번에 개발한 신약 후보 물질은 기존 신약과는 작용기전이 크게 다르고 혈소판 감소 증상을 신속하게 개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경구로 복용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또 엔플레이트와 같은 단백질 신약이나 스테로이드에서 발생하는 부작용도 전혀 없다고 밝혔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최근 본격적인 임상 시험을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임상시험계획(IND) 승인 신청을 마치고 국내외 임상 전문가들과 임상 개발 전략을 협의하고 있다.

손기영 회장은 “이번에 개발한 신약후보물질은 주사제가 아닌 경구용으로 개발된 것이 특징”이라며 “현재 다국적 제약사들과 라이선싱을 협의 중에 있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