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소재 시장도 경쟁이 심화되고 있지만 유독 인광 도판트 만큼은 미국UDC의 독점 구도가 흔들리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와 학계는 UDC 의존도를 벗어날 수 있는 대안을 찾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청색 인광처럼 아직 적용되지 않은 신소재에 UDC 특허를 피한 기술이나 ‘지연형광’처럼 아예 인광을 사용하지 않는 방식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인광은 형광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아 전력소모를 줄일 수 있다. OLED 소재 시장에서 지난 해 인광 소재 사용량이 대폭 늘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부터 적색에 이어 녹색에도 인광을 사용했으며, LG디스플레이는 TV에 황녹색 인광 소재와 청색 형광 소재를 조합했다. 인광 소재가 확산되자 UDC의 매출도 대폭 늘었다. 시장조사 업체 유비산업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UDC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배 이상 급증하며 100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광 호스트 소재는 다우케미칼·제일모직·머크 등이 UDC와 경쟁하고 있으나 인광 도판트는 UDC가 완전히 독점하고 있는 구조다. 독점을 깨기 위한 특허 소송도 있었지만, 2012년에는 유사 특허를 사들여 UDC 소유가 됐다.
업계는 인광 도판트에서 UDC의 독점이 지속되면서 이 분야 기술 발전이 더딘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로 인해 UDC 의존도를 벗어날 대안 마련에 안간힘이다.
효율이 나빠 아직 인광 소재가 적용되지 않는 청색 소재가 대표적이다. 청색은 인광 소재 수명 문제로 형광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두산전자·동진쎄미켐·전자부품연구원 등은 지난해 국책 과제로 고효율 장수명 진청색 인광 OLED 소재 개발에 착수했다. 2016년 개발이 목표다. 청색 인광 호스트와 도판트는 물론이고 이에 맞는 공통층 소재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아예 인광을 사용하지 않는 방법도 주목받는다. 형광과 같은 파장 분포를 가지면서 인광처럼 오래 빛을 내는 지연형광이 대표적이다. 최근 단국대 이준엽 교수팀은 25% 이상의 발광 효율을 구현한 녹색 형광 소자를 개발했다. 벤조퓨로피리딘과 카바졸 기반 신규 소재를 개발하고 여기에 녹색 형광 물질을 조합하는 방식으로 지연형광체를 만들었다. 정부 또한 지연형광 소재를 개발할 수 있는 국책과제를 조만간 수립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면적 OLED 대중화를 위해서는 소재 성능 개발이 한시라도 급한 만큼 UDC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
문보경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