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종합화학의 고성능 폴리에틸렌 ‘넥슬렌(Nexlene)’이 원가 경쟁력이 뛰어난 중동 메이저 석유화학기업이라는 날개를 달았다.
SK종합화학은 지난 26일 서울 쉐라톤 워커힐 호텔에서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화학회사 사빅(SABIC)과 고성능 폴리에틸렌 SK브랜드 넥슬렌 생산과 글로벌 시장 판매를 위한 합작법인 설립 계약(JVA)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SK종합화학이 글로벌 석유화학시장 신흥강자인 중동기업과 경쟁이 아닌 협력을 택한 것은 다우케미컬과 엑슨모빌 등 전통 화학 메이저 기업과 겨루기 위한 승부수다. 계약을 바탕으로 SK종합화학은 사빅과 고성능 폴리에틸렌 글로벌시장 공략에 나선다. SK종합화학의 기술력과 사빅의 원가경쟁력이 만나 시너지가 예상된다.
SK종합화학은 에틸렌 생산량 세계 1위 사빅의 높은 원가 경쟁력과 글로벌 마케팅 역량에 힘입어 합작법인이 고성능 폴리에틸렌 글로벌시장에서 단기간에 유리한 고지에 오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합작법인에 R&D 조직을 만들어 넥슬렌 기술을 지속적으로 제고함으로써 고성능 폴리에틸렌 업계 내 입지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계약에 따라 양사는 50 대 50 지분비율로 올해 안에 싱가포르에 합작법인을 설립한다. 합작법인은 SK종합화학이 올 초 울산공장에 완공한 넥슬렌 공장에 더해 제2 공장을 사우디아라비아에 건설하는 등 글로벌 생산기지를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합작법인은 이를 기반으로 고성능 폴리에틸렌 분야 글로벌 톱 플레이어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SK그룹은 이 성과가 최태원 SK 회장이 지난 2011년 중동을 방문해 알마디 사빅 부회장을 만나 고성능 폴리에틸렌 분야의 전략적 제휴를 처음 제안한 이후 2년 만에 얻은 결실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그동안 “사빅과의 제휴는 화학사업 글로벌 성장을 위해 중요한 전기가 될 것”이라며 합작 성사를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마디 사빅 부회장은 “합작법인은 효율적이고 차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 기대에 부응하면서 높은 성장세에 있는 고부가 석유화학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차화엽 SK종합화학 사장은 “넥슬렌 기술을 지속 발전시켜 양사의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가겠다”며 “넥슬렌 등 고부가가치 화학제품군으로 포트폴리오를 업그레이드하는 작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넥슬렌은 SK가 2010년 말 촉매·공정·제품 등 전 과정을 100% 독자 기술로 개발한 고성능 폴리에틸렌 브랜드다. 고부가 필름, 자동차 및 신발 내장재, 케이블 피복 등에 사용된다. 고성능 폴리에틸렌은 범용제품보다 충격에 강하고 투명성과 위생성, 가공성 등이 강화된 제품이다. 현재 미국 다우케미컬, 엑슨모빌, 일본 미쓰이 등이 60% 이상 시장을 독점하고 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