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바이오]메디컬 파워리더-백남선 이화의료원 여성암병원장

1887년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병원인 ‘보구여관’을 전신으로 ‘최상의 연구와 교육을 통한 최선의 진료’를 목표로 성장한 이화여자대학교의료원. 이대목동병원을 중심으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던 이화의료원이 2009년 국내 종합병원 최초로 여성암병원을 설립했다. 선택과 집중을 통한 혁신으로 세계적인 여성암 전문병원으로 성장하는 이대여성암병원의 백남선 원장을 만났다.

[의료바이오]메디컬 파워리더-백남선 이화의료원 여성암병원장

“세계 최고의 여성암전문 병원으로 국내 병원 간 규모 경쟁보다는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병원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건국대병원장과 원자력병원장을 역임한 후 2011년부터 이대여성암병원장을 맡아 글로벌 병원으로 성장시킨 백 원장의 말이다. 2017년 마곡단지에 1000병상 규모의 첨단 국제병원 개원을 앞두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병원으로 제2의 도약을 준비한다.

올해 이대여성암병원은 해외 환자 유치 시스템을 강화한다. 백 원장은 “외국인 환자의 국내 체류기간을 줄이기 위해 환자 정보를 사전에 파악, 검사부터 수술까지 하루만에 완료할 수 있도록 했다”며 “시간과 비용을 절감할 수 있도록 외국인 환자 우선 진료시스템을 갖췄다”고 말했다. 중국어·러시아어·아랍어 등이 능통한 코디네이터를 배치하고 해외 환자별 맞춤형 식단도 제공한다.

해외환자의 진료기간을 대폭 줄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첨단 텔레컨퍼런스시스템이 한 몫 했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중국 등의 환자는 인터넷으로 진료를 예약하고 사전에 텔레컨퍼런스시스템으로 현지 의료진과 영상으로 환자에 대한 진료 상담을 진행한다. 이대여성암병원은 환자가 도착하기 전부터 사전 상담 자료로 치료 계획을 수립한다.

이대여성암병원은 지난해부터 해외 진출도 적극 나서고 있다. 카자흐스탄 오스케멘암센터와 양해각서(MOU)를 교환, 현지에서 유방암 수술과 새로운 암센터 건립 컨설팅 서비스도 제공했다. 지난 1월에는 중국 정저우에서 2000병상을 운영하는 인민해방군 153병원에 암센터와 건강검진센터 의료시스템도 제공하는 협약을 맺었다. 향후 중국 내 양쪼우, 옌지 등 지역으로 의료수출을 확대한다. 3월에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대와 상호협력 협정을 체결한 데 이어 몽골, 베트남으로 확대한다. 백 원장은 “의료 수출은 규모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실질적인 성과가 있어야 한다”며 “개발도상국 중심으로 의료 수출을 강화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환자 대상으로 진료서비스도 혁신한다. 일반 종합병원은 통상적으로 진단 후 암 시술에 2∼3개월이 소요되는 반면 이대여성암병원은 진단 후 1주일 이내 시술한다. 방문 당일 한 공간에서 진료와 검사를 연이어 진행, 원스톱 서비스를 구현한다. 암으로 의심되는 환자에게 신속한 암진단을 위한 동결 조직검사, 암유전자 검사 등 환자 중심의 서비스도 강점이다.

국내 최초로 여성 건강검진을 남성과 분리해 별도 공간에서 시행하는 여성검진센터·건강검진센터, 여성암 환자 전용 ‘레이디병동’ 등도 차별점이다. 수술 후 여성암 환자의 사회 복귀를 돕는 ‘파워 업’ 프로그램, 여성암 정복을 위해 임상연구를 주도하는 이대여성암정복특성화연구센터도 핵심 경쟁력이다.

올해 5주년을 맞는 이대여성암병원은 ‘여성의 몸과 마음을 잘 아는 병원’이라는 슬로건 아래 질적 성장도 추구한다. 백 원장은 “환자 중심의 소통과 공감을 위한 활동을 전개한다”고 전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 사진=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원자력병원장과 건국대병원장을 역임했다. 현재 대한임상암예방학회장, 대한암협회 부회장, 한국유방건강재단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