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여자상업고등학교(교장 홍성학)는 국내 대표적인 특성화 명문고로 손꼽힌다.
2008년부터 중소기업청의 중소기업 특성화고 인력양성에 참여하면서 체계적인 계획 수립과 다양한 프로그램 구성으로 특성화고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해 나가고 있다.
진로탐색스쿨, 비전설계스쿨, 찾아가는 중소기업 이해연수, 중소기업 이해 특강, 특성화 관련 교과지도 연수, 직장 적응 훈련 캠프, 산업체 현장 체험 등이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다.
이 학교의 가장 눈에 띄는 성과는 졸업생 취업률이다. 대전여상을 명문 특성화고 반열에 올려놓은 최근 3년간 평균 취업률은 70%를 웃돈다. 올해 4월 기준 졸업생 취업률은 76.4%나 됐다. 졸업생 10명 중 7명 이상이 취업에 성공한 셈이다. 이 중 중소기업 취업률만 59%에 달한다.
취업 중도 탈락률도 크지 않다. 지난해 졸업생 취업자 잔존율은 65.4%나 된다. 중소기업에 필요한 인력을 배출하면서 명실상부한 중소기업 전문인력 양성 산실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성과를 내기까지 대전여상은 교사와 학생이 혼연일체가 돼 사업을 발전시켜왔다.
4년 전 학교 중장기 발전 계획을 마련한 학교는 2010~2011년 졸업생 취업률 향상을 위한 특성화고 체제 개편에 중심을 둬 학과를 개편하고 교육과정을 개정했다. 또 전공 동아리 집중 육성, 학생 진로 교육체계 수립, 교내 부서별 업무 조정 및 협조 체계를 구축했다.
2012~2013년은 특성화 명문고 도약의 발판을 마련한 시기다. 지각생 없는 학교, 인사 잘하는 학교, 기초 질서 잘 지키는 학교 등 학생 기본 인성 교육에 중점을 뒀다. 재학생 자격증 취득 강화, 직업 기초 능력 및 직업기초 소양 교육도 이 기간에 본격적으로 이뤄졌다.
올해부터는 명문 특성화고 정착 및 재도약을 위한 준비에 주력하고 있다. 특성화 명문고 정착을 위한 태스크포스(TF)팀과 취업 지원 및 산업체 의견 수렴을 위한 산학협력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그간 사업 추진 과정에서 시행착오도 없지 않았다.
사업 초기 담당 부서 인력만으로 사업을 진행하다보니 업무량 과다로 어려움을 겪었다. 자칫 사업 운영이 체계적이지 않고 일부 교사만 참여하는 사업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했으나, 대전여상은 교사 모두가 참여하는 학교 전체 특성화를 추진하면서 이를 슬기롭게 극복해냈다.
사업에 모든 교사가 참여할 수 있도록 부서별로 역할을 나누고, 분기별 교직원 회의시간을 활용해 사업 진행과정을 공유했다. 또 개별 사업 추진 시 관련 부서가 모두 모여 협의하는 소위원회도 운영해 의견을 모았다.
홍성학 교장은 “중소기업 특성화고 인력양성 사업 참여 이후 중소기업에 대한 교사와 학생 등 학교 구성원들의 인식이 크게 달라졌다”며 “프로그램 만족도가 높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수업 분위기도 훨씬 좋아졌다”고 평가했다.
‘모둠별 졸업생 멘토링 및 산업체 현장 견학 프로그램’은 다른 학교와 차별화되는 대전여상만의 독특한 프로그램이다. 산업체 현장에서 근무하는 졸업생이 3명씩 모둠으로 구성된 재학생의 멘토 역할을 하도록 함으로써 취업에 필요한 능력과 소양을 함양하도록 하고 있다. 또 졸업생이 근무하는 산업체 현장을 견학하도록 해 미래 희망 직업에 대한 탐색과 직업 정보 수집 기회도 제공한다.
중소기업에 대한 인식 개선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전개하고 있다.
우선 모든 교사들이 매 수업시간마다 직업 기초 능력 및 직업 기초 소양교육을 하면서 직업에 대한 가치관과 직업 선택 시 고려해야 할 사항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 7교시에는 졸업생과 기업체 대표, 기업체 인사 담당자, 직업 교육 전문가 등을 초청해 연중 중소기업 인식 개선에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1학년 대상 중소기업 이해 연수와 진로탐색연수, 2학년 대상 비전 설계연수, 3학년 대상 취업 전 사전 교육 등 전문 연수기관이 참여하는 숙박 연수 프로그램도 시행하고 있다.
정부에 대한 정책 제언도 이어졌다.
홍 교장은 “정부가 특성화고 졸업생의 취업 지원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지원 기간도 현재보다 늘려 학교가 더 많은 학생에게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건의했다.
홍 교장은 “대전여상이 특성화 명문고로 자리잡았지만 보완해야 할 점도 많다”며 “지금보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될 수 있도록 학교 구성원과 힘을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