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김기록 코리아센터닷컴 대표

코리아센터닷컴은 2007년 대출을 끼고 80억원을 들여 미국 LA 지역 건물 2개를 샀다. 임대 수입으로 미국 시장 진출 초기 비용을 일부 메우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미국 부동산 시장이나 건축 규제에 익숙하지 않은채 부동산 사업을 하려니 공사 기간은 턱없이 늘어났다. 비용도 폭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덮쳤다. 건물은 텅 비었고 신사업은 지지부진했다.

[이사람]김기록 코리아센터닷컴 대표

김기록 대표는 “본래 국내 상품을 미국에 파는 ‘역직구’를 염두에 두고 미국에 진출했으나 금융위기로 시장이 얼어붙었다”며 “미국 제품 재고가 쌓이고 가격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 반대로 이런 제품을 국내에 소개해 보자고 마음 먹었다”고 말했다. 미국 건물은 배송 대행지이자 물류 창고로 쓰였다.

직구 열풍의 중심에 서 있는 배송대행 서비스 몰테일의 시작이었다. 직구족이 늘면서 몰테일 매출은 작년 26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400억원을 바라본다. 급박한 상황에서 궁여지책으로 선택한 사업이 본업인 쇼핑몰 구축 솔루션 메이크샵 못지않은 효자가 됐다. 정교한 기획서보다는 시장 상황에 발맞춘 빠른 실행을 강조하는 코리아센터닷컴 경영 방식이 빛을 본 것이다.

3~4년 시간이 지나 몰테일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요즘, 김 대표는 최근 다시 본래 생각했던 국내 상품의 해외 온라인 판매 이른바 ‘역직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간 축적한 해외 배송과 물류 경험이 힘이 됐다. 그는 “한류 인기가 지속되면서, 국내 콘텐츠를 찾아 들어오는 해외 쇼핑객이 늘었다”며 “한국 상품을 구매하려는 해외 고객을 겨냥해 중소 쇼핑몰 지원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언어와 결제, 배송 등 중소 쇼핑몰이 어려움을 많이 느끼는 분야에 집중한다. ‘DGG’ 솔루션으로 쇼핑 정보를 영어·일어·중국어로 자동 번역해 준다. 이 솔루션을 쓰는 쇼핑몰을 모은 ‘OKDGG’ 사이트도 운영한다. DGG로 자리를 잡은 쇼핑몰을 위한 외국어 쇼핑몰 구축 솔루션 ‘메이크글로비’도 인기다. OKDGG는 작년 매출 152만달러를 기록, 전년보다 3배 증가했고 주문 건수도 6배 늘었다.

최근엔 OKDGG에 입점한 여러 다른 쇼핑몰에서 상품을 골라 장바구니에 담으면 일괄 결제하고 묶음 배송해 주는 통합 장바구니 서비스도 시작했다. 해외 고객 결제 편의를 높였다.

코리아센터닷컴은 해외에 판매하는 쇼핑몰에 국내 배송 대행지 주소를 제공, 중소 온라인 판매자의 부담을 덜었다. 김 대표는 “국내 배송대행지로 주문받은 상품을 보내기만 하면, 해외 배송을 맡아 주고 고객 응대도 지원한다”고 말했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