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보훈의 달 6월이 다가온다. 현충일과 한국전쟁 발발일이 함께 있는 6월은 순국선열과 전몰장병을 추모하는 의미 깊은 시기다. 1999년 연평해전과 6명의 희생자를 낸 2002년 제2연평해전도 공교롭게 6월 15일과 29일 각각 일어났다.
6월의 아픈 역사는 한반도를 둘러싼 분쟁과 갈등이 현재진행형임을 보여준다. 나라를 지키는 사람들의 희생 역시 지금이라도 언제든 일어날 수 있음을 알게 한다.
화창한 날씨가 이어지는 6월, 한 번쯤은 자녀와 함께 나라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을 생각하며 공동체의 의미를 되새겨 보면 어떨까? 마냥 철없어 보이던 아이도 소리 없이 한 뼘 자라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요즘 현충원이나 전쟁기념관은 한창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하는 때이기도 하다. 6월 나들이를 의미 있는 시간으로 만들 수 있다.
◇국립서울현충원
동작동 국립서울현충원의 역사는 6·25 전쟁 이전으로 올라간다. 38선이 그어지고 남북한 간 국지적 도발이 이어져 전사자가 속출하면서 1949년부터 국군 묘지 설립 논의가 나왔다. 그러다 전쟁이 터졌고, 전사자는 부산 금정사와 범어사에 안치됐다.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여러 지역이 전사자 묘지 입지로 거론되다 결국 1953년 10개 후보지 중에 동작동이 최종 입지로 결정됐다.
1954년 착공, 3년에 걸쳐 묘역을 조성하고 1968년까지 순차적으로 확장했다. 1965년에는 전사자뿐만 아니라 애국지사와 경찰관으로 대상이 확대돼 나라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의 뜻을 전하는 공간으로 의미를 굳혔다.
현충일이 다가오면 동작동 현충원도 분주해진다. 손에 손에 국화 꽃을 든 참배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현충원 입구에서 참배객을 맞는 현충문을 지나, 위패를 봉안한 현충탑에 들어가 헌화할 수 있다.
요즘 현충원은 도심 속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산책로로도 인기다. 현충원 내외곽을 아우르는 6.5㎞ 길이의 산책로가 시민을 맞는다. 복잡한 도시 한복판에서 숲의 향취와 흙길의 여유를 즐길 수 있다.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쉴 수 있는 공간도 곳곳에 마련돼 있다. 현충원이니만큼 반바지나 슬리퍼 차림은 곤란하다.
초중고등 학생은 묘역 돌보기 자원봉사 활동도 할 수 있다. 매월 세 번째 월요일부터 인터넷으로 다음 달 봉사 신청이 가능하다.
◇국립대전현충원
동작동 국립묘지 안장 능력이 한계에 이르면서 새로 조성한 것이 국립대전현충원이다. 1976년 설치를 결정해 1979년 공사를 시작했으며, 1985년 322만㎡ 규모로 준공했다. 국립서울현충원과 함께 조국과 민족을 위해 산화한 호국영령을 생전의 업적을 추모한다.
![[우리 아빠 주말 짱] 호국보훈의 달 가볼만한 곳](https://img.etnews.com/photonews/1405/567856_20140529161113_409_0001.jpg)
현충탑 참배와 보훈미래관 관람, 봉사 활동 등 다양한 나라사랑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현충원길 걷기대회와 사진 및 UCC 공모전 등 다양한 문화 행사를 개최하며 시민과 소통한다.
대전현충원 역시 수려한 자연 경관을 배경으로 한 보훈산책로가 지역 주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민원 안내실 앞부터 시작해 해송나무숲과 징검다리, 대나무숲, 조망쉼터, 황토길, 현충지길까지 7㎞에 이르는 2시간 산책 코스다.
대전현충원 영내에는 철도공무원의 희생과 노고를 기리는 호국철도기념관도 자리 잡고 있다. 한국전쟁 당시 군사수송 작전에 참여했다 희생한 이들을 비롯, 공무 수행 중 순직한 철도 공무원을 추모한다. 경제 발전에 이바지한 철도의 역사가 두 량의 기차 안에 펼쳐지는 이채로운 형태다.
국립대전현충원은 31일 호국철도기념관 개관 1주년 및 6월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코레일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함께 하는 나라사랑 음악회를 개최한다.
◇전쟁기념관
용산 전쟁기념관은 대외 항쟁과 국난 극복 과정의 전쟁 역사를 기록하고, 전쟁의 교훈을 통해 전쟁을 예방하고 통일에 이바지하기 위해 설립됐다.
실내외 전시관에 9000여점에 이르는 전시품을 소장했다. 1만평이 넘는 옥내 전시실은 호국추모실과 전쟁역사실, 6·25전쟁실 등 6개 전시실로 구성됐다. 삼국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각종 전쟁 자료와 위국 헌신한 인물의 공훈 등을 실물과 디오라마, 기록화와 영상 등 다양한 형태로 보여준다.
6·25전쟁 발발 원인과 휴전에 이르기까지의 전개 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체험 시설도 볼만한다.
옥외 전시장에는 6·25 전쟁 당시의 장비를 비롯해 세계 각국의 대형 무기 등이 전시돼 있다. 6·25전쟁 상징 조형물과 광개토대왕릉비, 평화의 시계탑 등이 눈길을 끈다. 기념관 양측 회랑에는 6·25전쟁과 베트남전 등에서 전사한 장병과 경찰 명비와 6·25전쟁 참전 유엔군 전사자 명비가 있다.
현충일 기념 글짓기와 그림 그리기 대회, 디지털 사진 콘테스트 등 다양한 참여 행사도 이어진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