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북한의 변화와 국제 사회의 지지, 국민 결속이 필요합니다. 남북 동질성 회복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입니다. 정보통신기술(ICT)은 이 모두를 위한 중요 수단입니다.”

최진욱 통일연구원장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과 통일IT포럼, 전자신문 공동 주관으로 2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남북 ICT 교류 활성화 포럼’에서 ICT가 통일 과정과 이후에 중요한 도구로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반도 통일시대, ICT로 연결한다’를 주제로 기조연설에 나선 그는 북한이 어느 때보다 어려움을 겪고 있고, 남북한 격차가 커지면서 통일 논의가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북한 아파트 붕괴 사고는 북한의 어려움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과거 북한은 정부 주도의 계획경제를 유지했다. 최근 군과 국가안전보위부 등 각 조직이 무역 이권을 두고 다투는 등 기형적 경제 체제가 확산되고 있다.
최 원장은 “붕괴된 아파트는 건설 전문조직이 아닌 곳에서 아파트 사업을 하다 보니 자재와 하중 등에서 복합적 부실이 나타난 결과”며 “계획경제가 무너졌는데 대체할 시장경제가 자리를 잡지 못해 북한과 우리나라의 격차는 점점 벌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통일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으며 ICT 역할도 더욱 커진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ICT가 오랜 분단으로 이질화된 남북 간 동질성을 회복하는 중요한 매개체이며 통일 친화적인 사회 분위기 조성에도 커다란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최 원장은 “우선 북한의 변화가 필요한데 ICT는 내외부 정보 유통을 위한 수단”이라며 “통일 이후에는 통일 충격을 흡수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 관계는 인내심을 갖고 차근차근 추진해야 하며 ICT 업계도 여기에 맞춰 단계별로 해야 할 일을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반도 통일시대 ICT 역할과 기대’를 주제로 열린 남북 ICT 교류 활성화 포럼은 한반도 통일이 남북의 경제적 대도약 기회로 동북아 발전에 기여한다는 인식 확대에 따라 마련됐다. 통일 시대 ICT의 역할을 선제적으로 논의하는 게 목적이다. 강은희 국회의원, 박성득 전 정보통신부 차관을 비롯해 관련 전문가 100여명이 참여했다.
석호익 통일IT포럼 회장은 환영사에서 “ICT는 북한과 같은 폐쇄사회를 변화시키는 중요한 수단”이라며 “통일 과정에서 지역, 계층, 세대 간 인식 차이를 좁히는 데 커다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