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가 ‘사물인터넷(IoT)’을 올 하반기 이후 경제의 축이 될 기술 흐름으로 꼽았다. ‘제4 산업혁명’이라 불릴 만큼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쳐 투자 시장을 좌지우지할 핵심 키워드라는 설명이다. IoT 소프트웨어·센서·네트워크·통신 기업 향방에 촉각을 세웠다.
29일 현대증권·KDB대우증권·우리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 등은 IoT 산업 성장이 국내외 기업에 미칠 영향을 분석, SK C&C·KT·링네트 등의 주가 흐름을 주목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사물인터넷은 정책·산업적 측면에서 IT산업의 새 성장좌표”라고 전망했다. KDB대우증권도 하반기 산업전망에서 IoT 성장속도가 가속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가장 주목받는 업종은 모바일 반도체 센서다. 모바일 기기에 사용되는 센서 적용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IoT 시장 성장의 엔진이 될 전망이다. 티엘아이·어보브반도체·대양전기공업 등 기업이 관심주다.
한국투자증권은 “삼성전자 ‘갤럭시S5’에는 심박센서, 가속도·자이로스코프센서·지문인식 등 총 11가지 센서가 장착됐다”며 “모바일 센서 장착은 점차 늘어나 2017년 75%의 스마트폰에 들어갈 것”이라고 예측했다. 스마트폰 원가에서 센서 비중이 낮아지고 부품 소형화를 위한 미세전자기계시스템(MEMS) 기술이 속속 적용되는 것도 요인이다. 모바일 센서 시장은 2017년까지 29.2%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센서 종류별 시장에서 광학센서가 278억달러(약 28조4171억원)로 전체의 79%라며 광학센서를 만드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성테크윈의 실적에 긍정적 성과를 안겨 줄 것이라 기대했다. 이세철 우리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IoT 구현을 위해 센서 사용이 필수적이며 입출력 방식 다양화로 인한 센서기반 제품과 증강현실을 위한 센서 활용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비메모리 반도체도 영향권이다. LG가 인수한 실리콘웍스가 자동차 분야 IoT 핵심 기업 중 하나다.
IT서비스 업종에 거는 기대도 높다. 이주 현대증권은 IoT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국내 IT서비스 기업 목표 주가를 잇따라 상향했다. SK C&C는 22% 오른 22만원으로, LG CNS는 10% 오른 7만2000원으로 조정했다. 삼성SDS도 상장을 통해 얻는 투자 여력으로 클라우드 사업을 강화해 IoT 플랫폼 서비스에 집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신 업종도 관심이다. 한국투자증권은 국내 M2M 가입자 수가 245만 여명인 SK텔레콤, 전자태그(RFID) 음식물쓰레기 사업을 하는 LG유플러스와 자동차 텔레매틱스 분야 두각을 드러내는 KT의 IoT 사업이 각각 하반기 IoT 관건 사업이라고 봤다.
한국전자인증과 에스넷은 삼성전자 등에 사물인터넷 망과 소프트웨어를 공급한 기업으로 각각 주목받고 있다.
해외 핵심 기업은 구글, 퀄컴, 아마존이다. 삼성증권은 퀄컴에 대해 “범용성을 앞세운 플랫폼 ‘올조인’으로 사물인터넷 시장을 선점할 것”이라며 “분기 배당금을 높이고 자사주 매입을 확대하는 주주친화 정책이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마존의 스마트 쇼핑 기기 ‘대시(Dash)’ 출시에 이어 네스트를 인수하고 스마트홈 시장을 노리는 구글에 애플까지 가담한 가정용 IoT 서비스가 봇물을 이룰 전망이다.
한국정보화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사물인터넷 규모는 2조원이었으나 2022년 22조원 수준으로 11배 성장한다.
유효정기자 hjyo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