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가의 해외 외화증권투자 잔액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800억달러대로 올라섰다.
한국은행은 지난 1분기 말 현재 보험·증권사 등 국내 기관투자가의 외화증권 투자 잔액은 803억달러(약 82조원)로 3개월 전보다 59억 달러 늘어났다고 29일 밝혔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리먼사태가 발생하기 전인 2008년 6월 말의 952억달러 이후 최고치다.
해외 외화증권 투자 잔액은 2010년 55억6000만달러, 2011년 119억5000만달러 각각 줄었다가 2012년 큰 폭(123억8000만 달러)으로 늘었다. 지난해에도 93억3000만달러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는 자산운용사와 보험사가 채권·코리안페이퍼(국내 거주자가 외국에서 발행하는 외화표시증권) 순매수를 늘려 투자잔액이 증가했다. 기관투자가의 채권과 코리안페이퍼 투자잔액은 지난 1분기 동안 각각 34억 달러, 23억 달러 늘었다. 주식 투자잔액은 2억 달러 증가하는데 그쳤다. 자산운용사와 보험사가 주식을 순매수했지만 투자 대상국의 주가 하락으로 평가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1분기 일본 도쿄증시의 닛케이 225지수는 9.0% 하락했다. 중국(-6.9%), 홍콩(-5.0%), 브라질(-2.1%), 미국(-0.7%) 등 해외 증시 대표지수도 대부분 약세였다.
투자 주체별로는 보험사의 투자잔액이 작년 말보다 32억달러 늘었다. 자산운용사와 증권사의 투자잔액은 각각 23억달러, 5억달러 증가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