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정보화 중복사업을 막기 위해 범정부EA(Enterprise Architecture)의 적극적 활용이 필요하다. 범정부EA는 EA 기반으로 마련된 기관별 공공정보화 사업계획을 범정부 차원에서 확인하고 결정하는 제도다.
범정부EA 기반으로 신규 정보화 투자 심의시 업무·데이터·시스템 등 관점에서 정보자원 중복성과 공유 가능 여부를 확인, 투자여부를 결정하거나 조정한다. 산재된 서비스·데이터·시스템을 연계·통합해 정보자원을 최적화한다. 기관의 업무 목표와 추진내용을 정보화 사업과 연계 검토해 기관의 목적에 맞는 사업 일관성을 유지한다.
범정부EA 기반으로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년간 총 4332억원 규모의 공공정보화 사업예산을 절감했다. 2010년에는 중복제거가 480억원, 연계·통합 408억원으로 총 888억원의 예산낭비를 막았다. 2011년에는 981억원, 2012년에는 535억원, 2013년에는 1982억원의 성과를 거뒀다.
그러나 한 해 전체 공공정보화 예산이 3조3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조정된 사업 규모는 극소수다. 범정부EA 기능이 공공정보화 전체적으로 활용되지 못한 가장 큰 원인은 기획재정부의 소극적 참여 때문이다. 범정부EA 기반으로 공공정보화 중복사업을 제거하기 위해 EA시스템에 예산정보를 입력하도록 해야 한다. EA시스템에는 정보자원 기획단계부터 구매, 활용 등 전체 라이프사이클 정보가 등록되지만 유일하게 예산정보만 없다.
정부 관계자는 “기획재정부 디지털예산회계시스템과 범정부EA시스템만 연동하면 간편하게 중복사업을 제거할 수 있는데 기재부가 이를 거부한다”며 “예산정보가 빠져 전체적은 공공정보화 흐름을 읽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공공기관이 정보화 사업 편성시 EA 기반으로 하지 않는 것도 문제다. 7~8년 전 정부 EA가 도입되던 초기만해도 적극 검토 됐으나 부처별 EA 도입이 완료된 후부터는 활용되지 않고 있다.
공공기관 정보화담당관은 “기관 내 EA를 잘 아는 사람도차 드물다”며 “EA 기반 정보화 사업 편성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신혜권기자 hk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