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상장사 실적 집계 결과 전체적으로 성장은 정체된 가운데 기업 간 실적 양극화가 더욱 심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대기업에 편중된 실적 호조로 ‘착시현상’이 나타나고 있을 뿐 대다수 기업이 겪는 경영상황은 외형적 지표보다 더욱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우리 경제 전반의 건전성 측면에서라도 중견·중소기업의 혁신을 추동할 유인책과 기업 자체의 수익모델 다각화 노력 등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2일 한국거래소가 집계한 연결기준 유가증권시장 502개사의 1분기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19% 늘어난 458조4409억원, 영업이익은 1.48% 감소한 25조797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되레 소폭 감소했다.
코스닥시장에 상장된 666개사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9조4109억원, 1조3883억원으로 각각 5.03%, 8.73% 늘었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순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95%나 감소해 1조원(9878억원)을 밑돌았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할 때 매출액과 영업이익, 순이익의 증가와 감소세가 엇갈렸다”며 “뚜렷한 성장 모멘텀이 없는 가운데 전체 실적은 정체국면”이라고 해석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사이에 실적 양극화가 두드러졌다.
우선 대기업 중심 유가증권시장과 중소기업 중심 코스닥시장 기업 간 실적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코스닥 666개사의 전체 매출액 합계는 유가증권시장 502개사 합의 6.42%에 불과하다. 코스닥기업 전체 영업이익도 유가증권 상장사의 5.38%에 그쳤다.
유가증권시장 내에서도 대기업 중심 실적 집중화가 뚜렷하다. 12월 결산법인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상위 10개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0.7%에서 올해 65.4%로 높아졌다. 순이익도 상위 10개사 비중이 62.4%에서 67.6%로 더 상승했다.
1분기 영업이익 상위 10개사의 작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9.6%로 전체 평균 10.9%를 크게 웃돌았다. 순이익 증가율도 12.8%로 전체 유가증권 상장사의 평균 상승률 4.1%의 세 배를 넘었다.
삼성전자가 국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계속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단일 기업으로 유가증권시장·코스닥시장 기업을 합친 1068개의 전체 매출액의 11.00%, 영업이익의 31.22%를 차지했다. 유가증권 상장사 영업이익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30.1%에서 올해 33.5%까지 높아졌다.
한 기업분석 업체 대표는 “최근 수년간 우리 기업의 실적 가운데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몇몇 대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우리나라 경제 전반의 건전성 측면에서라도 중견·중소기업의 혁신과 수익모델 다각화 등에 따른 실적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12월 결산법인 666개 코스닥 상장사 1분기 연결기준 실적(단위:억원, %)시장 매출액 증가율 상위 5개사(단위:백만원, %)시장 영업이익증가율 상위 5개사(단위:백만원, %)유가증권시장 영업이익증가율 상위 10개사(단위:백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