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선진 환경기술이 기술나눔을 통해 아시아 개발도상국 환경복지 개선에 쓰인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은 필리핀, 캄보디아,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4개국 생활환경 개선을 위한 적정 환경기술 보급 시범 사업을 3일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적정 환경기술은 우리나라에서 개발된 환경기술을 현지의 정치, 문화, 환경 등 조건과 수준에 적합하도록 변형한 기술이다. 사업은 국정과제의 하나인 ‘과학기술의 국제화’ 일환으로 기술원은 내년 3월까지 1년간 총 사업비 7억2000만원을 들여 빗물을 이용한 식수 시설, 마을의 간이 상수도 시설 등 현지 환경에 적합한 환경 적정기술을 적용할 예정이다.
필리핀에는 지난해 태풍 하이옌으로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의 이재민들이 빗물을 정수해서 식수와 생활용수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시설을 설치할 예정이다. 기술원이 지난해 12월 필리핀 아나윔 초등학교에 빗물 처리 시설을 성공적으로 설치했던 것이 이번 사업 확대의 계기가 됐다.
캄보디아에는 메콩강 유역 등에서 도시 산업화가 급격히 진행됨에 따라 지하수 오염이 심해지고 있어서 시민들에게 깨끗하고 안전한 물을 공급할 수 있도록 소규모 간이 상수도를 설치한다.
인도네시아에는 섬유공장이 밀집한 반둥지역에서 폐수를 처리하고 재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해 폐수 및 분뇨 처리시설을, 베트남에는 상수와 오수, 폐수 처리 등의 전반적인 위생환경이 열악해 지하수의 중금속 오염을 제거하는 기술을 적용해 현지의 여건에 부합한 상수공급 시스템을 보급할 예정이다.
기술원은 적정기술의 현지 보급과 운영을 위해 국내 기술진과 현지의 대학교 연구팀, 민간단체(NGO), 기업 등 민간 부문과 우리 정부, 현지 정부 등 공공 부문의 협업을 모색하기로 했다. 특히 이번 사업에서는 시설물 설치와 함께 주민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사업 종료 후에도 현지인이 시설물을 지속적으로 운영 관리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김용주 환경산업기술원장은 “우리의 환경 적정기술이 아시아 각국의 주민들에게 깨끗한 환경을 제공하는 따뜻한 나눔의 손길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조정형기자 jeni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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