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자동차기업을 표적으로 한 특허괴물(NPE)의 소송이 거세지고 있다. 선두권 경쟁이 치열한 완성차 시장에서 특허소송의 여파는 상당히 크다.
전자신문 미래기술연구센터(ETRC)와 특허분석 전문기업 광개토연구소(대표 강민수)가 공동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09년 13건이었던 소송이 2013년에는 124건으로 폭증했다. 또 2009년 36.1% 수준이던 NPE 소송 비중은 지난해 89.9%로 높아져, 연평균 90%에 달했다. 자동차 특허소송 대부분을 NPE가 주도한다는 의미다.
NPE 공격 대상은 특정 업체가 아니라 자동차 기업 전반에 걸쳐 있다. NPE는 ICT 분야에서 축적한 특허분쟁 노하우를 바탕으로 특허소송 대응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자동차 업계를 겨냥한다. 애플·삼성·소니 등에 20여 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는 이노베이션 디스플레이 테크놀로지(Innovation Display Technology)는 지난 2월부터 현대차·혼다·닛산·BMW 등에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최근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이 운전자 편의 및 안전성 향상을 위해 ICT와 융합한 스마트카 기능을 탑재하면서 그만큼 특허 공격의 여지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현재 NPE 소송에 가장 많이 휘말린 완성차 업체는 BMW다. 총 54건 피소했으며, 최근 3년 내 소송만도 32건이다. 2013년 시장점유율 1위인 도요타도 총 46건 제소당 했고, 2009년부터 상승세를 탄 제너럴 모터스(2위)도 40건의 소송을 당했다.
포드는 최근 스마트카를 앞세워 시장 공세에 나섰지만, 이와 동시에 NPE 사냥감이 되어버렸다. 포드는 완성차 업체 가운데 NPE 특허를 가장 많이 인용했다. 특히 양질인 상위 10% 특허 인용수가 218건이나 돼 향후 피소 가능성 역시 상당히 큰 편이다.
강민수 광개토연구소 대표는 “NPE 공격 대상은 시장 선도 업체다”라며 “더불어 NPE 특허 인용까지 많다면, 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강 대표는 또 “NPE는 대부분 매입을 통해 특허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1~2년 내 소송에 사용할 확률이 높다”면서 “자동차 기업들은 NPE 행보를 주목·분석하는 등 선제적인 특허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표]글로벌 완성차 업체별 NPE 특허 소송 현황
[표]글로벌 완성차 업체별 NPE 특허 인용 현황
임지택기자 geetae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