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고객만족, 보이지 않는 곳에 길이 있다

[ET단상]고객만족, 보이지 않는 곳에 길이 있다

지난 3월 영국 항공서비스 전문 리서치회사 스카이트랙스가 뽑은 ‘2014 세계 최고 공항’에서 인천국제공항이 2위를 차지했다. 특히 환승과 출입국 서비스 항목에서 최고 평점을 받았다. 개항 10년 만에 인천국제공항이 세계 최고 공항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힘은 바로 고객 교구를 사로잡은 ‘감성 경영’에 있다.

우리가 공항에서 가장 번거로워하는 일 중 하나가 출입국 심사다. 인천국제공항은 고객 불편을 줄이려고 출입국 심사를 출국 16분, 입국 12분으로 간소화했다. 인천국제공항에는 24시간 무인 자동출입국 심사대 등이 운영된다. 공항시설 자체의 선진화뿐 아니라 국내외 관광객을 위한 전통문화공연 등 다양한 문화를 결합한 ‘컬처 포트(Culture Port)’로서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공항을 방문하는 국내외 이용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그들의 재방문을 유도하는 서비스 마케팅의 힘이라 할 수 있다.

한국표준협회가 집계한 지난해 서비스품질지수(KS-SQI)는 72.1점으로 10년 전 대비 13점이나 상승했다. 옛날에는 서비스라는 것이 단순히 제품 사후관리 개념이었다면 오늘날에는 서비스로 인해 고객의 마음을 움직이고 제품 재구매 단계까지 이끌 수 있는 중요한 경영방식으로 여겨지고 있다. 서비스 마케팅은 고객이 생각하는 회사 실천양식 그 자체가 됐다. 서비스를 전면에 내세워 브랜드 이미지를 판매하는 시대가 온 것이다.

서비스 4대 특성 중 ‘무형성’이라는 것이 있다. 무형성이란 눈에 보이지 않는 일종의 수행으로, 오늘날 공항·의료·보험 등이 대표적 무형의 서비스라 할 수 있다. 수요가 공급보다 많았던 시대에는 고객에게 제품 품질만 만족시켜주면 됐지만, 이제는 품질을 넘어 고객가치 창출이라는 상징적 의미까지 부여된 제품이 갈수록 요구되고 있다.

서비스 마케팅에 드는 비용을 회사의 재정적 손실이라고 여겨선 안 된다. 제품 품질을 높이면 그 자체가 고객을 위한 최상의 서비스가 되며, 뒤따르는 사후 서비스 비용은 저절로 줄어들기 때문이다. 즉 제품 품질 향상과 체계적인 서비스 마케팅이 기업 브랜드를 강화시키고 매출 성장을 돕는 지름길이라 할 수 있다.

자신감 있는 서비스 마케팅으로 한발 앞서는 전략을 고민해야 할 때다. 먼저 사내 직원의 자긍심 부여가 외부 고객에게 만족스러운 서비스로 표출되게 해야 한다. 끊임없는 직원 교육 강화와 타사 사례연구로 직원에게 주인의식을 심어줘야 한다. 더불어 매출과 손익 증감 등 경영 공개, 제품 우수성 전달로 고객에게 기업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줘야 한다. 다음으로 고객 요구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감성 서비스’ 제공이다. 고객이 구매하는 것은 제품 그 이상이다. 그들은 제품, 브랜드 가치, 서비스 등 모두를 구매하기 때문에 어느 하나라도 소홀하면 재구매로 이어지는 신뢰가 무너진다.

또 SNS 등 고객과의 소통 창구 활성화는 기업이 최신 트렌드와 고객 요구를 파악하는 데 용이할 뿐 아니라 잠재고객 확보도 가능케 한다. 마지막으로 CEO는 생산에서 판매까지 모든 현장의 책임자임을 망각해서는 안 된다.

서비스는 기업 실천의 역사다. 좋은 서비스는 고객의 가슴에 오래 기억된다. 당장 눈앞에 보이는 이익보다 보이지 않는 서비스로 고객을 감동시키는 것이 기업 브랜드 성장의 관건이다. 보이지 않는 것을 잡는 고수가 되려면 숨어 있는 고객의 마음을 꿰뚫는 노력부터 시작해야 한다.

윤춘기 대우루컴즈 대표 ckyun@lucom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