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피터경섭의 글로벌 특허소송 A to Z]<9>PCT 특허출원 등록국가 특허조건과 제한시간 맞춰야

신피터경섭 법무법인 바른·미국 특허변호사
신피터경섭 법무법인 바른·미국 특허변호사

필자가 미국에 있을 때 국내 공대교수 A와 C가 찾아 왔다. 이들은 비행기 등 밀폐 구조물의 균열 부분을 레이저로 감지하는 기술을 발명했고, 미국 대기업으로부터 기술이전 제의를 받았다며, 미국 내 특허 출원과 기술이전 법무에 대해 문의했다. 관련특허 출원 여부를 묻자 그들은 한국과 국제특허 출원을 했다고 대답했다.

필자는 미국변호사지만 국제변호사는 아니다. 왜냐하면 국제변호사 자격증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특허는 한국, 미국 등 국가별 특허가 있지 전 세계가 인정하는 국제특허는 없다. 단, 국제특허협조협약인 PCT가 있는데 이는 단지 국가별 특허법 차이로 인해 외국특허 출원자에게 발생되는 불이익과 불편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PCT는 20개월의 국제단계(chapter I)와 10개월의 국내단계(chapter II)로 구성돼 있다. 국제단계에서는 특허출원 희망국가를 지정하고 각 지정국가의 특허출원 관련 조사를 할 수 있다. 국내단계는 지정국가들 중에서 실제 출원을 할 국가를 선택해 해당국가의 특허출원법에 따라 등록하는 기간이다. 교수들은 그들의 PCT 국제단계 신청을 미국특허등록으로 오해하고 있었다.

몇주 후 C교수가 다시 필자를 찾았다. A교수는 한국으로 귀국했고, 본인은 다른 6명 공동발명자 교수들 대표로 미국특허 등록과 실시권 업무를 맡았다고 했다. 필자는 이후 1시간 가까이 C교수와 레이저 감지기술에 관한 인터뷰를 했다. 당시는 미국특허개혁법(AIA) 발효전이어서, 특허출원일(application date) 1년 이전에 쟁점발명을 미국 내 판매(청약)하거나 외국에서 출원하면 미국특허 출원자격을 박탈당했다.

이런 사유로 필자는 기술이전을 원하는 대기업을 포함한 다른 미국업체들과의 판매청약 행위와 한국특허출원 현황에 대해 집중질문을 했다. C교수가 보여준 PCT 신청접수증이 2년 전임을 발견하고 미국 국내단계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다.

특허등록을 하려는 발명은 새롭고 유용해야 한다. ‘새로운 발명’은 새롭지 않은 발명이 어떤 것인지로 부정적인 정의를 사용한다. 쟁점발명이 출원일이전에 이미 공지(共知), 공용(共用), 선 판매(청약), 다른 특허나 특허출원서를 포함한 인쇄된 간행물에 서술, 또는 제3자가 특허등록을 했으면 새로운 발명이 아니다. 일반인이 쟁점발명의 정보접근을 할 수 있는 가능성만 있어도 쟁점발명은 이미 공지된 것으로 간주한다.

예외사항은 출원인 자신이나 공동발명자가 등록일 1년 이내에 쟁점발명을 논문 등으로 발표한 경우다. 쟁점발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실험적 사용(experimental use)을 제외한 모든 사용은 공용으로 간주한다. 실험적 사용 판단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쟁점발명의 실험 필요 여부, 실험목적, 실험에 대한 발명자의 관리감독과 실험기록이다. 판매(청약)은 전자홍보물 발송, 홈페이지에 쟁점발명 개제는 물론 제3자의 불법판매도 포함한다. AIA는 1년 유예기간을 삭제했기에 출원시점 직전 선 판매(청약)도 특허등록 불가사유이다. 전통적인 종이신문이 모바일신문에게 자리를 내어준 현실에서 ‘인쇄된’ 간행물은 더 이상 유형 인쇄를 요구하지 않는다. 제3자가 동일발명을 등록한 특허는 미국으로 제한되지 않고 전 세계를 다 포함한다.

C교수가 답변한 레이저 기술의 미국 내 판매청약 행위와 한국특허 출원현황은 모두 미국특허출원 불가의 내용들이었다. 아직 성사되지도 않은 기술이전수입 분배율을 6명의 공동발명자들과 수개월간 싸우다가 다시 필자를 찾은 C교수는 PCT의 미국 국내단계에서 조치를 취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미국특허 등록 가능한 개량기술도 없었다. C교수는 이후 수년 동안 미국특허등록이 안된 레이저 감지기술을 다른 미국기업들에 이전하려 했지만 미국특허가 없는 기술을 구입하려는 기업은 없었다.

법무법인 바른·미국 특허변호사(Patent Attorney) peter.shin@barunla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