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정점 찍은 LCD 산업, 다시 흔들리나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9인치 이상 LCD패널 출하면적(단위:1000㎡)

지난 3월과 4월 사상 최대 출하량을 보인 대면적 LCD 산업이 최근 들어 다시 흔들리고 있다. 1분기 계절적 비수기를 거친 후 회복세를 탔던 전통적 시장 주기를 벗어나는 모습이어서 올 해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들어 LCD 패널 출하량이 급락하자 업계는 생산량 조절에 들어갔다. 지난 3월에는 출하량이 역대 최대를 기록할 정도로 실적이 좋았다. 3월과 4월에는 가격이 일부 인상되기도 했다. 노트북PC와 LCD TV 성장에 힘입었으며, 5월 이후 시황에 대한 기대감이 수요를 견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지난달부터 시장이 냉랭하자 패널 수요는 급격히 떨어지는 분위기다.

시장조사 업체 NPD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지난 3월 9인치 이상 LCD 패널 출하량은 면적 기준 1250만㎡로, 역대 최고 월 출하량을 기록했다. 4월에는 다소 떨어져 1230만㎡에 달했으나 여전히 LCD 시장은 강세였다. 지난해 4월과 비교하면 11%가 상승한 LCD 업계는 시장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지난달부터는 상황이 반전이다. 중국 노동절 TV 판매량은 전년 대비 13%가량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세계 최대 TV 시장인 중국에서 노동절은 최고 특수로 불리는 기간이다. 다양한 프로모션이 진행되고 TV 제조사들이 신제품을 쏟아내기도 한다. 지난해 노동절 기간은 에너지 보조금 만료를 앞둔 직전이어서 유난히 판매량이 많기는 했으나, 이를 감안해도 10% 이상 판매량이 떨어졌다. LCD 시장을 주도했던 태블릿PC 수요가 주춤해지고 지나치게 저가 중심의 시장이 형성되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LCD 패널 업계는 민감하게 대응하고 있다. 이달 들어서는 LCD 패널 가격이 소폭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패널 업체들은 출하량도 조절하고 있다. 부품 구매량도 줄어 각종 후방 산업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불과 한두 달 사이 온도차가 극심해 벌써 부품 구매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태블릿PC는 더 이상 기대하기 힘들고 초고화질(UHD) TV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가 LCD 시장의 성장과 하락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