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20억달러 규모 외평채 발행 성공

우리나라가 20억달러 규모 외화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성공적으로 발행했다.

기획재정부는 30년 만기 미국 달러화 표시 채권 10억달러와 10년 만기 유로화 표시 채권 7억5000만유로(10억달러 상당)를 발행했다고 4일 밝혔다.

외평채란 환율 안정을 위해 운영하는 외국환평형기금 재원 마련을 위해 정부가 발행하는 외화 표시 채권이다. 이번 외평채는 올해 만기도래하는 외평채 25억달러에 대한 차환발행 성격이다.

30년 만기 외화표시 외평채를 발행한 것은 처음으로 기재부는 민간 초장기물 외화채권 발행을 유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전 외평채 만기는 20년이 최장이었다. 30년 만기 미국 달러화 표시 채권은 72.5bp(베이시스포인트)의 가산금리가 적용된 4.143%(표면금리 4.125%)로 발행했다.

기재부는 발행가격, 투자자 주문 규모면에서도 성공적이라고 평가했다. 우리나라와 국가신용등급이 유사한 칠레(109bp)와 AAA등급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테마섹(72.5bp)보다 낮은 가산금리 수준으로 발행했다는 설명이다. 투자자 주문규모는 발행규모 대비 약 4.5배(45억달러)에 달했다. 특히 글로벌 자산운용사 뿐 아니라 투자기간이 상대적으로 장기인 주요국 중앙은행, 국부펀드, 글로벌 연기금·보험사 등 우량 투자자 참여가 활발했다.

기재부는 우리 경제 기초체력과 중장기 성장 잠재력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믿음을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만기가 장기인 채권은 발행국의 중장기 경제성장과 경제 기초체력에 대한 신뢰 없이는 발행이 어렵기 때문이다.

10년 만기 유로화 표시 채권은 57bp 가산금리가 적용된 2.164%(표면금리 2.125%)다. 기존 달러화·유로화 외평채를 통틀어 2%대 금리로 외평채를 발행한 것도 처음이다.

기재부는 유로화 시장, 미국 달러화 초장기물 시장에서 벤치마크 금리를 설정해 민간 해외채권 만기 장기화와 차입통화 다변화를 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외평채 가산금리는 한국계 외화채권의 벤치마크 금리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번 저금리 발행이 민간 해외 차입비용 절감에 기여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올해 만기도래하는 외평채는 상대적으로 고금리”라며 “이번 차환발행으로 이자부담이 크게 완화되는 한편 민간 고금리 외채상환과 저금리 차환 유도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유선일기자 ysi@etnews.com